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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이 보약” 직장인에 점심시간 수면방 인기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8-05-11 1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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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두 번 에릭 도베쉬는 점심시간에 일인용 휴게소에서 낮잠을 위해 반 블록을 걸어간다. 두터운 검은 커튼을 치고 도베쉬는 어두운 천장에서 반짝이는 별 조명을 희미하게 내리고 잠에 빠져든다. 호출기가 낮잠 세션이 끝났음을 알리는 소리를 내면 그는 돌아오는 길에 샐러드를 하나 사들고 직장에 돌아가 데스크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커피를 안 마시기 때문에 의지력과 낮잠만으로 업무를 견딘다”는 26세의 도베쉬는 지난 몇 주 동안 냅 요크(Nap York)라는 낮잠 업소에서 정기적으로 잠을 청했다. 미드타운 맨해튼에 오픈한지 두 달도 안 된 이곳은 자칭 ‘웰니스 클럽’이라고 부르는 신종 업소다.

레드 불보다 재충전 효과

30분당 이용료 10달러

무중력 상태 침대 설치

고급호텔 예약 이용하기도

냅 요크처럼 사람들이 쉬거나 잠자기 위해 돈을 내는 휴식업소들이 도시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짧은 낮잠이 레드 불(Red Bull)이나 더블 에스프레소보다 체력 충전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웰니스 사이트 스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과 허프포스트(HuffPost)의 창설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말했다.

소호에 있는 스라이브 글로벌 본사에도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이 있다는 허핑턴은 앞으로 수년 내에 ‘재충전의 방’(recharging room)은 회의실만큼이나 흔해질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냅 요크 사는 최근 뉴욕경찰(NYPD)의 미드타운 사우스 스테이션에 형사반을 위한 벙크 베드 수면실을 만들었다고 이 회사의 마케팅 대변인은 말했다. 구글의 뉴욕 오피스에도 낮잠실(nap pods)이 곳곳에 마련돼있고,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 맨해튼 본사에는 낮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웰니스’와 ‘조용한 휴식’을 위한 룸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는 아직 수면 구역이 따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새로운 낮잠 업소인 냅 요크는 30분당 10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돈을 지불하고 잠을 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는데 리차지(Recharge)라는 앱을 이용하면 다양한 호텔에서 다양한 가격대에 제공하는 짧은 시간 단위의 호텔 방을 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스트 64가에 위치한 애피니아 호텔 가든 NYC는 시간당 30달러와 서비스 차지 30달러로 방을 빌려준다. 또 이스트 76가의 서레이에서는 시간당 70달러에 서비스 요금 50달러를 부과한다.

미드타운 이스트에 있는 옐로스파(Yelo Spa)에서는 1분에 1달러를 지불하고 낮잠 잘 수 있다. 가끔 이런 업소를 이용한다는 캐시 드 라 크루즈(37)는 “공짜 수돗물이 나오지만 병물을 사서 마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옐프에서 디스카운트를 찾아보기도 한다는 그녀는 “잠자는데 돈을 낸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사람도 많겠지만 낮잠 안 자고도 잘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필요하니까 이용한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심리학과 조교수이자 국립 수면재단의 환경 학자인 나탈리 D. 다우토비치 박사는 “낮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게으르다’는 것에서부터 ‘유익하다’와 ‘하루의 중요한 일과’라는 것까지 다양하다”고 말하고 “미국에서는 수면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활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수면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웰빙의 우선 조건임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트 57가 5번지, 루이 비통과 입생로랑 같은 고급 상점들로 둘러싸인 건물 12층에 자리잡은 옐로 스파는 호화로운 낮잠을 제공한다. 멋진 미적 감각의 실내장식은 물론이고, 이곳서 제공하는 트리트먼트 역시 호화롭다. 고객들은 낮잠만 예약할 수도 있고, 낮잠 후에 페이셜과 마사지까지 예약할 수도 있다. 

수면실에서 고객들은 원하는 종류의 음악 사운드트랙과 아로마 테라피의 향기를 선택할 수 있다. 각 방에는 신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중력 상태의 침대가 설치되어 있고 더 잠이 빨리 들도록 다리 부분은 심장보다 조금 높게 만들어져있다.

타임스퀘어 남쪽의 4층 건물에 위치한 냅 요크는 2층에 미래형 충전소 비슷하게 생긴 7개의 수면실이 있다. 한번 사용 후에는 직원이 매트리스를 청소하고 베개 커버도 교체한다. 1층에서는 아이패드를 사용해 비트주스, 샐러드, 샌드위치를 주문할 수 있고, 3층에는 요가 클래스 공간이 있으며, 4층에는 일하면서 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데스크와 등받이가 완전히 넘어가는 의자들이 마련돼 있다. 

어느 층에서나 낮잠을 잘 수 있으며, 건물 안에는 수백그루의 화초와 나무가 있어서 도심이 아니라 자연에 둘러싸인 숲속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각 층에는 경비원이나 보안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수면만을 위한 공간을 넘어서 분주한 뉴욕 미드타운 한가운데 평화로운 오아시스를 제공하기를 원한다는 냅 요크 관계자들은 점점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4월중 23개의 수면실을 더할 예정이며, 수면이 아니라 그냥 릴랙스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조명도 설치할 계획이다.

최근 냅 요크를 방문한 25세의 작가 제바 레인지는 처음에는 낮잠을 위해 돈을 내는 것이 우습게 느껴졌지만 1시간반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시간이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블리커 거리에 있는 캐스퍼 매트리스 스토어조차도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손님들은 20분 정도의 낮잠을 미리 예약할 수도 있고, 매트리스를 보려고 방문했다가 안에 있는 6개의 작은 낮잠 방에서 잠을 잘 수도 있다. 이 방의 목적은 매트리스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꼭 사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캐스퍼 측은 말했다. 

“낮잠이 보약” 직장인에 점심시간 수면방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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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이브 글로벌 사의 한 직원이 냅 룸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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