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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속 치매유발 단백질 측정 조기진단 시대 온다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8-02-19 10:10:16

치매유발,혈액속,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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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치매 때문에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매는 치료제가 없고, 특별한 예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벌써 65세 이상에서 10% 정도(72만5,000명)가 치매 환자다. 2024년엔 치매 환자가 100만명이 넘어 설 전망이다. 정부가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골자로 한 ‘치매 국가책임제’를 내세운 이유다. 그래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병의 악화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 일본에서 소량의 혈액검사만 하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피 0.5cc에 검사비 3만원 정도 초기 발견으로 진행 늦춰 상용화까지는 시간 더 걸릴 듯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과일·채소·비타민을 섭취 꾸준히 운동하고 새 것 배워야

 

 

근본적인 치매 치료제 없어

치매 가운데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이 71.5%를 차지하고, 혈관성 치매(16.8%)가 뒤를 잇고 있다(대한민국 치매현황 2016). 가장 많은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학계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 가설로 설명한다.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여 엉켜 붙으면서 이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해 인지능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1907년 독일 신경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기억력 감퇴, 언어 장애, 기억 상실 등의 증상이 생긴 환자의 뇌 속에서 끈끈하게 엉킨 단백질 덩어리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단백질 덩어리인 ‘플라그’가 생성됐고, 여기서 발생한 독이 신경세포를 망가뜨린다는 가설이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모든 사람의 뇌에 존재한다. 어떤 이유로든 이것이 뭉치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 플라그가 생겨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사례도 있어 논란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기 시작한 뒤 10~15년 지나야 발병한다. 60대에 이 병이 생겼다면 40대 중반부터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였다고 반드시 병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미리 알아내기 어렵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장)는 “65세 이상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 치매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올해 부쩍 기억이 더 나빠졌다고 느껴지게 기억장애가 생긴다면 반드시 체크하는 게 좋다”며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의 가족은 중앙치매센터가 만든 ‘치매 체크’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상태를 체크한 뒤 진단하면 된다”고 했다.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없다. 그래서 증상 완화와 급속한 병 진행 억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유지가 초점이다. 다만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아세틸콜린 호르몬 분해를 억제하는 약은 있다. 아리셉트(에자이), 엑셀론(노바티스), 라자딘(존슨앤존슨), 라멘다(머츠ㆍNMDA수용체 길항제) 등이다.

하지만 이들 약은 초기엔 효과가 있지만 중기ㆍ말기 환자에게 효과가 떨어진다.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과장은 “치매 환자의 대부분이 방치되다가 중기나 말기가 돼서야 병원을 찾다 보니 약효를 제대로 거둘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1주일 사흘, 30분 이상 운동해야

치매 예방법은 특별히 없다. 하지만 혈관성 위험인자(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등)를 철저히 관리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면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1주일에 3일 이상, 30분 넘게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길 권한다. 유산소운동이 인지기능을 수행할 때 뇌 주요 영역의 활동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어려우면 계단오르기, 걷기, 자전거타기, 마당가꾸기 등 활발한 신체 활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면 좋다.

뇌 건강을 위해 정제되지 않은 곡물과 함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신체 전반에 걸친 노화 관련 산화를 막는 영양소인 항산화제와 복합 비타민B의 좋은 공급원이다.

또한 생선과 견과류를 통해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을 먹도록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히 유지하고 피를 맑게 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비타민도 권한다. 비타민C는 몸에서 생산돼 신경을 손상하는 산화물질을 줄이고, 비타민 B군은 기억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반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음식은 되도록 줄이도록 한다.

두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하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인지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기술, 스포츠, 취미 활동 등 무엇이라도 괜찮다. 읽고 쓰기를 열심히 해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아는 사실이나 자극만 반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으면 신경 전달 통로망인 시냅스가 퇴화돼 없어지기 때문이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 관리도 아주 중요하다. ‘나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그가 많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을 정상 수치로 유지해야 한다. 정상 수치는 HDL콜레스테롤은 60㎎/dL 이상, LDL콜레스테롤은 100㎎/dL 이하다.

 

“혈액검사로 조기 치매 진단 가능”

저렴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는 길이 최근 열렸다.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가쓰히코 야나기사 박사 연구진은 60~90세 일본인 121명과 호주인 252명의 혈액을 채취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얼마나 축적됐는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한 번 진단에 사용된 혈액도 0.5cc씩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검사비도 3만원 정도였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100만원이 넘게 드는 양전자단층촬영(PET) 장비로 뇌를 촬영하거나 뇌척수액을 직접 뽑아 분석해야 했다. 익명의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치매 진단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라 상용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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