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주택 외벽에
“사전 계획 하에 침입한 듯”
뉴욕의 한인 가정집 외벽에서 아시안 증오 낙서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뉴스로에 따르면 업스테이트 오렌지카운티 하일랜드 밀즈에 거주하는 박상준(50)씨는 지난 16일 집 바깥벽에 분사용 오일로 누군가 ‘GO BACK CHINA’(중국으로 돌아가라)라고 쓰고 작은 글씨로 극우 백인우월주의 단체이름의 약자인 ‘KKK’라고 낙서한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낙서는 외벽에 검정색 오일로 쓰여졌고 오일이 튀어 흐르고 일부 글자가 뭉개진 흔적으로 미뤄 분사식 오일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의 주택은 아울렛 샤핑몰로 유명한 우드베리에서 10분 거리로 야산 중턱으로 연결된 도로의 마지막 집이어서 외부인들이 다니지도 않고 가장 가까운 이웃집도 50m 떨어져 있다.
또 낙서를 한 벽 건너편은 숲이기 때문에 누군가 사전 계획하에 침입해 낙서를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타운 경찰에 따르면 박씨의 집 주변엔 거주하는 아시안 가정이 없고 아시안을 증오하는 낙서 또한 처음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낙서를 발견하기 일주일 전 집 뒤편에서 잔디를 깎는 작업을 했다고 밝힘에 따라 범행이 10일에서 15일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낙서 외에 단서가 없어 수사에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도예가인 박씨는 “뉴저지 크레스킬에서 거주하다가 지난해 6월 2에이커 대지가 딸린 집으로 이사왔다”며 “도자기를 굽는 일을 하기 때문에 넓은 작업실이 필요해 이곳에 왔는데 1년여 만에 이런 일을 당하니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이사 온 지 얼마 안됐지만 어쩌다 마주치는 이웃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어떠한 트러블이나 불평을 들은 적도 없다”면서 “키우고 있는 풍산개도 모르게 들어온 것으로 봐서 아마 차를 타고 외출한 낮에 누군가 침입해 낙서를 하고 달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또 “증오낙서를 발견한 직후 CC-TV를 집 주변에 달았다.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이민자로서 요즘처럼 불안감을 느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서승재 기자>
뉴욕주 업스테이트 오렌지카운티 한인 주택 외벽에 ‘GO BACK CHINA’라고 쓰여있다. 사진은 해당 글씨를 지운 후 모습.
<사진 제공=박상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