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10주년’ 기념 공연
미 행진곡을 북 곡조로 연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23일 뉴욕의 한복판에서는 친북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밤 뉴욕 맨해튼의 '머킨 콘서트홀'에서는 북한 외교관들과 현지 친북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재미 교향악단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렸다.
지휘자 크리스토퍼 리(한국명 이준무)는 현지 한인 사회에서 친북 성향의 인사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의 116번째 정기 무대로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리 외무상은 2층 VIP석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그의 이번 뉴욕방문 기간 대외적으로 알려진 유일한 외부일정이다. 그렇지만 기조연설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자성남 대사를 비롯해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인사들도 여럿 공연장을 찾았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북한 곡조의 음악과 함께 미국 행진곡인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 and Stripes Forever)가 연주됐다.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통상 미국 관객들을 위해 미국의 전통 가요들도 연주해왔다.
다만 불과 몇 시간 전에 유엔총회장에서 미국을 거세게 공격했던 리 외무상도 귀 기울여 감상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22일 뉴욕 머킨 콘서트 홀에서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