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연방지법 판사
‘가까운 가족’기준 놓고
행정명령 항의성 판결
“입국제한 기준은 연방 대법원에 가서 물어보라“
이슬람권 6개국 출신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지난달 29일 발표된 가운데 연방지법 판사가 ‘항의성’ 판결을 내놓았다.
하와이 연방지법 데릭 왓슨 판사는 지난 6일 하와이 주검찰이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규정한 입국제한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며 낸 소송(본보 7월3일자 보도)에서 “명확한 기준은 여기(지방법원)가 아니라 연방 대법원에서 설명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이민 행정명령 발효를 전면으로 금지한 하급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일부 명령은 발효가 가능하다”고 판결한 연방 대법원이 직접 입국제한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왓슨 판사는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이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령하자, 그 효력을 중단하라는 판결을 한 주인공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판결에서 “이슬람권 6개국 국민은 미국의 개인 또는 단체와 진실한 관계가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90일간 입국이 금지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는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국무부 등 협의를 거쳐 미국에 ‘가까운 가족’이 있어야 6개국 국민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이행지침을 세우고 행정명령 시행에 들어갔다.
연방정부가 세부지침에서 규정한 ‘가까운 가족’에는 부모와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사위(며느리) 등이 포함되지만, 조부모나 손자 손녀, 숙모·숙부, 조카, 삼촌, 아내나 남편의 형제, 약혼자 등 ‘확대’ 가족 구성원은 제외됐다.
그러자 하와이 주는 “하와이에서 ‘가까운 가족’이란 연방 정부가 제외한 많은 사람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가까운 가족의 기준을 명확히 밝혀달라는 소송을 연방지법에 냈다.
왓슨 판사는 판결문에서 입국제한 기준에 대해 판결을 하진 않았으나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글러스 친 하와이 주법무장관은 “왓슨 판사는 입국제한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서 부인하지 않았으며, 상급심에서 추가 법적 조처를 할 것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주가 문제 삼는 부분은 ‘가까운 가족’(close family)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국토보안부와 법무부, 국무부 등은 협의를 거쳐 미국 내에 ‘가까운 가족’이 있어야 이들 6개국 국민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이행지침을 세우고 이를 미 대사관과 영사관에 전달했다.
‘가까운 가족’에는 부모, 배우자, 미성년 자녀, 성년 자녀, 사위와 며느리, 형제재매, 의붓부모, 의붓형제, 의붓자매 등이 포함되나 조부모나 손자 손녀, 숙모·숙부, 조카, 삼촌, 아내나 남편의 형제, 약혼자 등 ‘확대’ 가족 구성원은 제외된다.
또 세부기준에는 미국에 있는 개인이나 개체와‘진실한 관계’(bona fide relationship)가 있다면 입국금지 조치를 할 수 없다고 규정됐으나‘진실한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