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첫광고

꽃-스트레스와 상처받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3-18 10:44:20

꽃,스트레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내가 나에게” 위로 선물

        신문^잡지처럼 정기 배달

        플라워 섭스크립션 껑충 

        플라워티 인구 늘어나고

        꽃무늬 물건 수집 붐도  

꽃, 꽃은 밸런타인스데이나 크리스마스, 졸업식, 입학식, 결혼식, 장례식, 어머니날 등등 특정한 날에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지루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꽃은 온전히, 오롯이 나만을 위해 ‘내가 나에게 선물하고 온전히 즐기는 작은 사치’가 되고 있다. 바로 스트레스와 상실감 등에서 나를 치유하는 길티 플레저인 것이다. 외식 한번 값 20~30여달러면 꽃 한 다발을 곁에 두고 마음의 상처를 달랠 수 있다. 

▶립스틱 대신 ‘꽃’

스트레스가 날 때 꽃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욱하는 마음을 우아하게 달래는 사람들이다.

한인 정모씨는 사무실에서 꽃을 ‘정기 구독’한다. 신문, 잡지, 우유처럼 꽃을 정기적으로 배달받는 ‘플라워 섭스크립션'(flower subscription) 서비스다. 정씨가 2주마다 중간 크기 꽃다발 하나씩을 받아 보는 비용은 40여달러. 한 달에 100달러 미만이다.(업소마다 가격은 다소 차이가 난다). 정씨는 “외식 서너 번 안하면 되는 금액”이라며 “욱할 때마다 컴퓨터 옆 꽃병에 꽂아 둔 꽃과 눈을 맞추면서 ‘나는 소중한 존재다! 다 죽었어!’라고 주문을 건다”고 말했다.

 “시들면 그만인 꽃을 산다는 죄책감 때문에 꽃이 주는 기쁨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ㆍ죄의식을 동반한 쾌락)’다.

꽃을 스스로 선물하는 ‘셀프 기프팅(Self-gifting) 족’이 늘면서 ‘꽃 정기 구독’ 시장은 성장가도를 구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베니스비치에 있는 온라인 플라워 배송 전문업체 보우크스 컴퍼니의 경우 매년 20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꽃 판매 업체인 FTD 계열의 프로플라워스(Pro Flowers)는 최근 99.99달러만 지불하면 3개의 꽃다발을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주소(최대 3곳)에 배달해주는 프로모션을 치고 나왔다.  

꽃 구독 고객층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꽃 구독고객의 경우 “젊은 여성이 많지만  최근에는 남성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꽃에 빠져서 꽃 영양제나 전문가용 가위 등 장비 욕심까지 내는 구독자도 있다”고 말했다.

▶개성과 취향의 표식

'꽃을 담다'의 꽃차 '플라워 티 스틱(Flower Tea Stick)'. 통째로 말린 꽃 줄기 하나가 한 잔 분량이다. 꽃병에 꽂는 감상용 꽃이 전부가 아니다. 차(茶)로 즐기는 꽃도 있다. 미국내 꽃차 시장도 커지면서 아마존 등에서도 플라워 티 매출은 늘고 있다.  

전문점에서 구입한 꽃차 한 잔을 우려 봤다. “집 앞 공원에 널린 꽃이라는 점에서 본전 생각이 들었다가 “정신 건강에 좋은 힐링비용이니까…” 마음을 고쳐 먹으니 그다지 아깝지 않았다.

지고 마는 꽃, 마시면 사라지는 꽃이 아까운 이들은 꽃무늬 물건들을 사 모은다. 촌스러움의 상징이었던 꽃이 개성과 취향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표식이 됐다. 

공책, 필통, 볼펜, 머리 끈, 거울, 컵, 배지, 스티커, 가방, 운동화, 티셔츠, 스마트폰 케이스… 두 권에 10달러를 훌쩍 넘는 꽃무늬 공책도 있다. 

한 한인 대학생은 “스트레스로 뻥 터질 것 같을 때마다 인터넷 샤핑몰에 들어가서 꽃무늬 아이템을 주문한다”고 했다.

▶꽃 하루라도 더 보고 싶다면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꽃을 하루라도 더 싱싱하게 살려 두고 싶은 이들을 위한 팁도 소개한다. 

우선 날카로운 가위로 사선으로 잘라낸 꽃 줄기 끝 부분을 뜨거운 물에 30초간 담갔다가 꽃병에 꽂는다. 유통 과정에서 줄기에 들어간 공기가 빠져 나와 꽃이 물을 잘 빨아들이게 된다. 

다음 꽃병의 물은 이틀에 한 번 차가운 물로 갈아 준다. 수돗물이든 정수기물이든 상관없다. 

또 꽃을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둔다. 줄기의 잎과 가시를 제거해야 물에 세균이 증식하지 않는다.

정기구독 꽃을 선택할 때는 플로리스트 웹사이트에 들어가 꾸며진 디스플레이를 참고로 하는 것이 좋다. 이중 자신과 잘 어울리는 꽃을 선택하면 된다. 

또 가급적이면 제철에 나오는 꽃을 고르는 것이 더 오래 저렴한 비용으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요령이다. 

꽃-스트레스와 상처받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
꽃-스트레스와 상처받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

특정한 날에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지루한 선물이었던 꽃이 이제는 온전히, 오롯이 나만을 위해 선물하고 온전히 즐기는 작은 사치가 되고 있다.  고객들이 꽃 장식을 둘러보고 있다.  <이해광 기자>

꽃-스트레스와 상처받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
꽃-스트레스와 상처받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

LA 도심 빌딩가에 흐트러지게  피어 있는 봄꽃. 꽃은 보는 것 만으로 스트레스와 상실감 등을 치유하는 길티 플레저 역할을 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