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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왕의 ‘초호화’ 아시아 나들이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3-06 09: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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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25명·경호원 100명 포함 수행단 1,500명

전용기 7대에 특수제작 엘리베이터·리무진 공수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화려한 외교”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경제교류 증진을 위한 한달 일정의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사우디 국왕으로서는 47년만의 첫 인도네시아 방문이라는 역사적 의미보다는 7대 전용기에 무려 1,500명의 수행단을 거느린 초호화 나들이라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 규모와 화려함이 엄청나다. 25명의 왕자와 10명의 장관, 100명의 경호원 등 수행단을 ‘몸값’으로 환산해보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현지의 한 미디어는 전했다.

그들을 태운 6대의 보잉 여객기와 함께 동원된 것은 록히드 C-130 허큘리스 군 수송기. 국왕 전용의 엘리베이터 2대와 벤츠 S600 2대 등 짐의 무게가 506톤이나 되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이들의 시중을 담당한 한 인도네시아 화물회사는 수행단의 짐 처리만을 위해 배치된 직원들이 572명이나 되었다고 말했다. 

81세 국왕은 “신의 축복이 있기를(God Bless You)”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제트기에서 황금빛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왕족들의 화려한 행차는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정부의 긴축행정 하에서 고군분투해도 워낙 사치스런 낭비벽으로 이름 난 사우디 왕족들에겐 특히 더 그렇다. 

이번 사우디 국왕 나들이 뉴스는 그 호화로움에 전 세계의 조명이 쏠리는 바람에 순방의 목적이 가려질 정도였다.

그러나 순방단의 규모와 화려함은 오일 가격 하락의 현 상황에서 아시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의 과시는 곧 힘의 과시이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여기에 왔다”라는 것을 당당하게 알리는 팡파르라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면 어쨌든 파문이 일고 그 효과가 크다.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고 피터 샐즈버리 런던 채트햄하우스의 연구원은 설명했다.

평균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한 사절단의 방문은 현지에 대한 경제적 혜택도 있다고 샐즈버리는 말한다. 이번 수행 인사들도 만찬과 샤핑과 발리의 럭서리 빌라를 비롯한 사치한 일정에 돈을 펑펑 써 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살만 국왕과 그의 고위급 620명 수행단은 그 유명한 술에 젖은 발리의 바닷가 밤의 쾌락을 맛볼 것인가” 라고 한 인사는 트위터를 통해 궁금해 했다)

사우디 왕가의 재산은 광대한 유전과 다른 자산을 포함해 1조4,0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판매에 따른 매년 수십억 달러의 배당금, 형식적인 관직과 함께 왕족에 대한 혜택은 부지기수다. 그중에서도 최고부자들은 프랑스에 성과 사우디에 왕궁을 소유하고 있으며 스위스은행에 현금을 쌓아놓았고 서민의 눈엔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요트에서 화려한 생활을 즐긴다.

2015년 국왕과 1,000명 수행단은 프랑스 리비에라의 해변 일부를 통제하여 여론의 분노를 샀다. 특히 허가도 받지 않고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모래밭에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바람에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들끓기도 했었다.

2014년엔 당시 왕세자였던 살만이 몰디브섬의 3개 전체 리조트를 몽땅 예약해, 관광객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는데 당시 살만은 그곳에 자신을 위한 수상 병원까지 끌고 갔었다.

살만은 어디를 가든 약 100명 규모의 전용 경호원단을 동행하며, 스페인 마르벨라에 정박 중인 전용 요트의 갑판은 풋볼 구장보다 더 크다.

그러나 이 같은 자신의 사치성과는 별도로 자녀의 사치는 엄격하게 다스리는 듯하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보도에 의하면 국왕은 자기들이 쓴 경비를 제때 못 갚는 방탕한 왕자들과 낭비 심한 공주들을 가두는 왕족 전용 감옥을 설치해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에 계획된 살만 국왕의 아시아 순방은 지난 일요일 말레이시아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46년 만에 첫 사우디 국왕 방문인 인도네시아 일정을 끝낸 후엔 브루네이, 일본, 중국, 몰디브 등을 방문하게 된다.

이번 순방은 사우디의 경제를 다양화하고 아시아 투자가들에게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 5%를 매입하도록 유도하려는 사우디 국왕 노력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로부터 250억 달러의 투자유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아람코와 인도네시아 석유회사 페르타미나 간 60억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에 합의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2월28일 아람코는 말레이시아의 석유회사에서 70억 달러 투자 거래에도 서명했다. 

사우디 국왕의 ‘초호화’ 아시아 나들이
사우디 국왕의 ‘초호화’ 아시아 나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공항에 도착하여, 황금빛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우디 국왕의 ‘초호화’ 아시아 나들이
사우디 국왕의 ‘초호화’ 아시아 나들이

살만 국왕이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 도착할 무렵 비가 내리는 바람에 7개 대형 우산이 동원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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