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달리고, 잘 멈추고, 고속에선 불안함도 덜하다. 가벼워진 무게와 민첩한 핸들링은 코너를 돌아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웬만한 편의사양은 다 갖췄고, 경쟁모델에 없던 각종 안전사양도 눈에 띈다. 다만 이 모든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 만만찮다.
최고급 사양을 갖춘 크루즈 LTZ 디럭스 트림의 가격은 2,478만원. 상위 모델인 말리부 1.5터보 최하위 트림(2,388만원) 보다 90만원이 더 비싸다. 보다 큰 중형세단과 다양한 콘셉트의 SUV가 옆 전시장에서 유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쉐보레 신형 크루즈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아 한국 GM 쉐보레가 마련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보았다.
시승회는 지난 9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를 돌아오는 140km 구간에서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 춘천 고속도로와 중미산 와인딩, 도심까지 포함된 코스다. 지난해 신형 말리부 출시 때 진행된 미디어 시승회와 동일하다.
한국 GM 관계자는 “터보 엔진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어필했던 신형 말리부와 마찬가지로 신형 크루즈 역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이 특징인 만큼 동일한 코스에서 쉐보레 제품의 기술력을 경험하고 말리부와 비교도 가능하도록 코스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첫 출시 이후 9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쳐 2세대 모델로 출시된 쉐보레 신형 크루즈에 올라 한국 GM 측이 강조한 주행성능을 중심으로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신형 크루즈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대비 더 커진 차체와 가벼워진 무게, 향상된 차대 강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665mm, 1,805mm, 1,465mm로 휠베이스는 2,700mm에 이른다. 이는 기존 대비 15mm 커진 휠베이스와 25mm 늘어난 전장을 통해 실내 뒷좌석 레그룸이 22mm 확장돼 여유로운 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에 앉을 경우 기존 모델보다 눈에 띄게 여유로운 거주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만 송풍구와 열선기능 등이 빠진 부분은 조금 아쉽다. 상황에 따라 6:4 폴딩이 가능한 시트는 기본 469리터로 동급에서 가장 여유롭다.
휠베이스는 현대 아반떼와 동일하지만 보다 공간 활용성에서 ‘알찬’ 느낌이다.
실내 디자인은 쉐보레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한 듀얼 콕핏(Dual Cockpit) 센터페시아의 각종 인터페이스를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와 연동, 보다 직관적이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센터스택 분리형으로 설계된 센터페시아 하단은 운전석과 동반석에 한층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실내에 광범위하게 적용된 가죽 트림을 비롯, 부드러운 촉감의 마감 소재는 버킷 타입 좌석 시트와 함께 몸을 안락하게 감싸며 보다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여겨진다.
쉐보레 2세대 신형 크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