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전문가 에세이] 집착이 죽음을 몰고 온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11 17:58:03

전문가 에세이,천양곡 정신과 전문의,집착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의심은 부정적 감정이 담긴 사고체계의 하나다. 생존에 필요한 요인인 의심 역시 오래 전부터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우리의 뇌가 의심을 삶의 기본 모드 하나로 세팅해 놓은 이유다. 의심을 일으키는 뇌 영역은 뇌 안쪽에 위치한 변연계와 뇌 표면의 전전두엽 피질로 추측된다. 이 두 곳의 상호작용에 의해 의심이 생겨난다. 

수렵 체집을 하던 원시인 뇌와 지금 우리 뇌 크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만 해부학적으로 뇌 표면의 주름살이 많아지고 더 쭈글쭈글해진 차이점은 보인다. 인간이 돌을 이용해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석기시대부터 문명은 계속 발달해 왔으나 ‘의심을 일으키는 뇌신경 회로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한 사람의 의심이 과도한 집착으로 이어져 사랑하는 대상을 잃게 만든 얘기다. ‘미국의 세익스피어’라 불리는 미국 자존심격인 19세기 문학자 ‘나타니엘 호손’의 단편, ‘반점(Birtth mark’)의 간결한 내용을 소개해 본다.

젊고 유망한 어느 과학자가 미모의 여성에게 프로포즈 한 끝에 결혼에 성공한다.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은 아름다운 아내 얼굴에 나타난 한 반점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왼쪽 뺨 위 손가락 끝마디 크기의 아이 손모양 형태를 한 조그만 붉은색 반점이다. 그 반점은 요정이 만들어 준 마법의 힘을 가진 매력점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부려워 하는 아내의 자랑 거리다. 기분이 좋아 얼굴에 화색이 돌면 반점이 서서히 사라지지만 피로하고 창백한 얼굴엔 더 선명하게 보이는 특징도 보인다. 처녀 시절에는 뭇 사내들이 그 반점에 키스 한번 했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었다.

완벽을 지향하고, 신비를 파헤치려는 과학자 남편의 열정은 자연의 어머니가 물려 준 아내의 반점이 자꾸 마음에 거슬렸다. 타인에게 매력적이고 섹스어필로 불리는 반점이 남편에겐 오히려 아내의 아름다움을 망치는 결핍과 오점이라는 의심을 품게 만든다. 어느 날 남편은 용기를 내어 아내의 반점 제거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아내는 처음에 제거에 반대했으나 남편이 집착에 못이겨 잠꼬대까지 하는 소리를 듣고 결국 반점을 없애기로 동의한다. 

과학자 남편의 집착은 아내의 반점을 없애는 기술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반점의 뿌리가 아내의 심장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수술은 포기하고, 약물 발견에 착수한다. 드디어 아내는 남편이 만든 신약을 믿고 먹었다. 약은 반점을 없애는 효과가 있었지만 아내는 끝내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죽고 만다.

정신과 의사는 의심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진료실에서 많이 만난다. 특히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사는 이민자들에게 아주 흔하다. 일상생활 중 항상 일어나는 의심은 생각(Thought)이나 믿음, 신념 (Belief, Idea)에 뿌리를 둔다. 생각은 보통 과학적 접근으로 ‘맞다, 틀리다’ 처럼 사실 확인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신념이나 믿음은 참이냐, 거짓이냐를 구별하기 보다 개인이 보고, 듣고, 느끼는 각자의 가치관, 판단, 교육 수준, 사회문화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뉴양스를 보인다. 그래서 정신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신념에 대한 문제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된다.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하나도 없다. 우리네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의심이 선을 넘지 않도록 잘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박에 가까운 집착, 피해의식, 과도한 사고(Overvalued Idea-과도한 평가)를 거쳐 피해망상적 성격장애나 피해망상증 까지 번질 수 있다. 집착과 피해의식은 자신이 인식하고 노력하면 모래 위에 쓰여진 글처럼 어렵지 않게 지울 수 있다. 반면 망상적 성격장애나 피해망상증은 돌에 새겨진 글같이 신념이 고착되어서 근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게 된다. 물론 질못된 신념이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념이 위험한 행동을 야기할 경우에 문제를 크게 일으키는 케이스가 많다.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람으로 태어난다. 얼굴의 반점이 아내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행복한 결혼을 망친다는 두려움에 대한 남편의 집착이 급기야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파멸로 인도한다. 집착이 주위 상황에 예민하고 매사에 용의주도, 철두철미한 측면에서는 좋다. 하지만 강박적 피해의식으로 이어져 집착이 삶과 존재의 의미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상대의 단점이 어느 면에선 장점이 될 수 있으니 긍정적 생각을 품고 서로 보듬고 부족한 점을 메우며 현실에 만족한 삶을 살라는 작가의 충고가 아닐까 한다.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7월 10일부터 시행되는 USCIS의 신청서 형식 심사 강화, 작은 실수가 신청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신앙칼럼] 예수 그리스도의 신 출애굽기(The New Exodus of Jesus Christ, 이사야Isaiah 40: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 사랑의 완결판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뜻하는 최고의 언어는 ‘헤세드(인애)’이며, 이 헤세드의 정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잊혀가는 6, 25 한국 전쟁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잊혀가는 6, 25 한국 전쟁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난 6월 25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6, 25 한국 전쟁 76주년 추념(모) 행사가 있었다. 주체는 애틀랜타 한인회 유진철 회장과 예비역 기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3)

여성의 긴 노후, 쇼셜시큐리티를 더 깊이 알아야 합니다오래 사는 삶일수록 기록과 선택이 더 중요합니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3월 23일 / 자료 출처

[삶과 생각] 끝없는 배움의 여정
[삶과 생각] 끝없는 배움의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어느 날 예고 없이 태어나 예고 없이 떠나는 것이 생명체들의 숙명이다.  사는 동안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가느냐 그것이 문제다.  잘

[내 마음의 시] 장미국수버섯

배형준 시인(소들녘  대표)                                                    찜통 더위에는시원한 국수만 한 것이 없지삼 십여 년 냉면사리

[수필]  찌그러진 소묘
[수필] 찌그러진 소묘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데생 클래스에서 강사님이 회원들에게 그림 한 장을 들어 보여주었다. 전 권사님이 그려낸 핸드 그라인더 소묘였다. 그 그림은 한마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중고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새것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 중고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새것 가격으로 보상받을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떨어진다. 새 자동차를 사서 차고를 나오는 순간 가격이 내려간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텔레비전, 냉장고, 가구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2)

2032년, 정말 쇼셜시큐리티가 사라질까요?2026 신탁기금 보고서가 우리에게 보내는 진짜 메시지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6월: 자료 출처: 2026 So

[애틀랜타 칼럼] 관심의 힘

이용희 목사 세상에는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에 빠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의 본성이 상대방 보다는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