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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아름다운 시] 승무(僧舞)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5-18 17:43:06

추억의 아름다운 시,  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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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 시인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승무'는 불교의 승려가 갖는 세속적 고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춤이라고 합니다. 이 시에서 승무를 추는 사람은 `복사꽃 고운 뺨'을 지닌 젊은 여인으로 속세를 떠나 승려가 된  한스러운 사연이 있음 직하다,여기서 춤은 단순한 춤이 아니라 세속의 번뇌를 접고자 하는 수도자의 종교적 염원을 담고 있다 합니다.

 

시인 조지훈은 1920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한 한국의 대표적인 청록파 시인이자 국문학자, 민속학자입니다. 전통적인 운율과 선(禪)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결합했으며, 대표작으로 <승무>, <낙화>, <고풍의상>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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