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나의 의견] ‘해킹 도둑’과 ‘도둑 은행’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10 17:04:42

나의 의견,채수호,자유기고가,해킹도둑과 도둑은행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난 해 크리스마스 전후 2, 3일 사이에 내가 알지 못하는 여섯 건의 데빗카드 사용으로 무려 5,000여 달러나 나의 은행구좌에서 빠져나갔다.

누군가 나의 카드 정보를 도용하여 베xx바이에서 TV, 랩탑, 셀폰 등 전자제품들을 무더기로 사간 것이다. 모바일뱅킹 앱에서 이 사실을 발견한 즉시 P은행과 경찰서에 신고하고 사용하던 데빗카드를 폐기하였다.

은행은 신고한지 3일 만에 해킹당한 금액 전액을 내 구좌에 입금시켜주었다. 은행에서 자체적인 수사를 해서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로 크레딧을 지급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나는 은행의 신속한 조치에 고마워하며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이 일을 덮어두었다. 

그런데 잊고 있던 이 문제가 지난 4월 초 느닷없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은행에서 내게 돌려주었던 돈 중에서 두건의 거래대금 1,600여 달러를 다시 빼내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뜻밖의 인출로 연쇄부도가 난 12건의 수표에 대해서도 건당 36달러씩 오버드래프트 수수료를 부과하였다.

영문을 몰라 은행에 문의하였더니 자체조사 결과 두건에 대해서는 구매자가 베xx바이에 제시한 3포인트 정보가 정확하므로 합법적인 거래라는 것이었다. 나는 ‘도둑이 내 정보를 훔쳐갔는데 그것이 맞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리고 도둑이 베xx바이에서 저지른 6건의 불법거래 중에서 왜 2건만 합법적일 수 있는가?’하고 따져 물었다. 은행은 ‘자체조사 결과 합법적이었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되풀이하였다.

그로부터 한 달간 나는 은행에 열번 넘게 전화를 걸어 이의(dispute) 신청하였고 은행은 매번 같은 내용의 우편통지문을 보내왔다. 아무리 은행을 상대로 하소연해봐야 도둑맞은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다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우선 베xx바이 본사에 연락해서 도둑이 물건을 픽업해 간 뉴저지 매장의 주소와 날짜, 시간을 확인하여 그 정보를 형사에게 전달하고 그 시간에 내가 뉴욕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뉴욕 지하철티켓 구입기록도 제출하였다. 그 다음 금융거래 불만신고센터(CFPB)에 자초지종을 적어 보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안 되어서 P은행 고객담당 중역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문제 삼았던 1,600달러와 오버드래프트 수수료 432달러 전액을 환불해준다는 것이었다. 작은 승리를 기뻐하기 전에 ‘영어도 서툴고 정신도 흐릿할 늙다리 아시안 이민자이니 적당히 시간을 끌면 제풀에 나가떨어지겠거니’하고 생각했을 대기업의 횡포에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채수호 자유기고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인류사회와 인생사는 천태만상 총 천연색이다. 크고 작은 모양과 색깔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수없이 많고 또 장단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독자기고] 쉴 만한 물가-Serenity

제임스 한 목사 2024한 해가 간다. 석양이 서쪽 하늘에 드리워 지면서 밝은 빛이 지워져 간다.마지막 노을을 펼치면서 2024를 싣고 과거로 간다. 이별이다. 아쉬움이다. 떠남이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산기슭에 자리한 아파트의 작은 거실이지만 동쪽으로 큰 유리창이 나 있고 그 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면 한 겨울인데도 따뜻한 봄날 같다. 문득 바깥추위가 걱정돼 텃밭에 갔더니 꽃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