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여전히 귀족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오늘날 골프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화된 스포츠도 없다. 가까이 뉴욕 한인 커뮤니티의 각 단체들만 보더라도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치르는 단골 행사는 골프대회가 유일하다.
골프가 이렇듯 각 커뮤니티의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데에는 무엇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참가자 모두가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직접 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대회의 개최 취지가 ‘나눔’에 있어 공동체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그와 별도로 주최측에서 스폰서에 대한 홍보에 만전을 기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아가 골프는 자연친화적이고 사람 중심의 스포츠로서 막상 라운딩에 나섰을 때 느끼는 여유로움과 친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좋은 일에 함께 참여한다는 보람은 추가로 누리는 덤이다.
탁트인 필드에서 파란 하늘 위로 공이 치솟아 오르면 탄성이 절로 나오고, 철따라 피고 지는 꽃과 나뭇잎을 바라보며 걷노라면 시간의 섭리가 빚어낸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에 심취하게 되고, 일상에 젖어 시들해진 몸과 마음은 어느새 생기가 돈다. 운이 좋으면 때로 먼발치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사슴과 여우를 만나기도 하고, 운이 안좋을 땐 헤저드 주변에서 유유히 노니며 수시로 던지는 백조의 치명적인 추파에 매료되어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
골프대회의 성공에는 효율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운영방식이 한 몫을 하는데 첫째, ‘Shot Gun’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첫홀부터 차례로 출발하는 고전적인 ‘라운드 방식’과 달리 샷건은 모든 골프 플레이어들이 각각 다른 홀에서 동시에 티오프를 한다. 각 홀당 포썸 2개팀, 총 144명이 게임을 해도 물 흘러가듯 진행되어 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대회에 참가해 보면, 정열한 72개 내외의 카트에 참가자들이 올라타고 순서대로 각자 자기 홀을 찾아 출발하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다. 마치 아프리카 초원을 무리지어 달리는 코끼리 떼를 보듯 웅장하다.
또한 대부분의 골프대회가 인용하는 캘러웨이 스코어 집계방식도 공인 핸디캡을 증명하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의 대회 참가자들을 위하여 현장에서 공정한 핸디캡을 산출하여 적용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올해도 여러 단체에서 장애학생 후원 또는 장학기금 마련 및 불우이웃 돕기 등의 각별한 목적을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 회원 및 유관업체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일반인들의 성원으로 골프대회의 참맛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더욱 소통하고 하나되는 한인 커뮤니티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