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삶과 생각]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05 11:05:59

삶과 생각,김용현,한민족평화연구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캘리포니아의 도로는 거의 모두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며 동서 간, 남북 간 반듯하게 신설한 계획도로여서 운전하기 간편하고 초행 길 찾아가기에도 쉬운 특징이 있다.

그에 비해 뉴저지의 도로는 연방 고속도로나 주 간 고속도로를 제외하고는 기존 주거지나 자연환경을 우선하느라 좁은 골목길이 많고 고속도로도 산길을 돌아가며 곡선으로 만든 도로가 대부분이다.

그 길에 지금 온통 풋풋한 향기와 색채가 넘쳐난다. 차를 운전해 집만 나서면 사위(四圍)가 어린아이 손 같이 부드러운 연초록 나뭇잎들로 뒤덮여있어 어디로 가던 깊은 산 속이거나 공원 한가운데를 지나는 느낌이다. 거기에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되는 소나기와 햇볕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도로변 수풀만이 아니라 텃밭의 채소들마저 덩달아 춤을 추게 만든다.

지난해 6월에 왔으니 어느새 1년이다.

나는 서부에서 동부로 왔는데 그 반대로 내가 오자마자 여기에서 그쪽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교회에서 만난 김 집사님은 LA 사는 딸네와 같이 살고 싶다며 공교롭게도 바로 내가 살던 그 동네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고 자동차 정비소의 남 사장님도 자녀들이 기다리는 애틀랜타로 간다며 서둘러 비즈니스를 정리했다.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당장의 이별이 서러워 가는 사람은 한사코 붙잡는 것이 인정이었다. 백난아 씨가 부른 ‘아리랑 낭랑’에서는 오죽하면 ‘가는 님은 밉상이요 오는 님은 곱상이라’고 했겠는가. 그러나 이제 생각하면 ‘가는 사람 붙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라’고 한 맹자의 가르침이 맞는 말인 것 같다.

이 다양한 세상에 머무는 동안 장소나 사람과의 인연을 너무 고집하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살다 인연이 다하면 떠나는 것이고 또 다른 인연이 생기면 오는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을 일삼고 자기 자리만 지키려다 국민 밉상이 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용서를 빌며 바로 떠나는 것이 옳지 버티면 추해진다. 불가에서는 인연의 물길 따라 집착 없는 마음으로 살라 했다. 

양심과 지조를 지키는 건 그와는 다르다. 선거철을 거치면서 새로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는 사람도 있고, 더러는 눈앞의 이익을 쫓아 머물던 곳을 배신하는 철새 정치인들도 있다. 이들 배신자들은 자기가 떠난 결심을 정당화하고 돌아갈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결기를 보인다며 과하절교(過河折橋)라고, 떠나온 곳을 마구 비난하고 돌아갈 길을 없애버리는 허접한 사람들도 있다.

오는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첫 TV토론이 열린다. 이어서 7월11일에 있을 트럼프의 유죄평결 최종선고가 지나고 나면 다음 해 백악관에 누가 오고 누가 가는지 대강 짐작이 설 것이다. 다만 트럼프에게 지금 마음속에 걸리는 일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3년 전, 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처럼 의사당 난입사건에 책임논란을 일으켰었나 하는 일일 것 같다.

LA에 두고 온 친구 가운데 함께 교회를 다니며 가깝게 지나던 동료들이 있다. 그들 중 4 가정이 오는 단풍철에 동부 여행을 오겠다고 해 벌써부터 설렘을 준다.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던 다정한 사람들을 1년여 만에 재회하다니-- 세월이 흘러도 좋은 인연은 남아있는 것이 기쁘다.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투표 안내문이 왔다고 투표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지아에서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철이면 우편함에는 각종 안내문이 쌓이고, 휴대전화에는 참여를 권하는 문자가 이어진다. 그러

[행복한 아침] 노을 곁에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시월로 접어들자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산뜻한 가을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노을을 만나는 시간도 앞당겨졌다. 얼마만인가 땅거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자유와 평등과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 나라에서도 스스로 고립과 소외를 선택한 노숙자의 삶의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사회 복지정책에 의

[신앙칼럼] 하나님 나라의 서막: 〈형상〉과 〈영광〉 (Kingdom Prologue: Image and Glory)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신명기Deuteronomy 6:4-5 1. 태고(太古)와 현하(現下), 그리고 영원불변의 현상인류의 역사는 시공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연방 보조금(SSI) 수급 자격을 지키는 변동 사항 신고와 오지급 방지 가이드· 부제: 소득·자산·주거 변경의 '익월 10일' 신고 원칙과 과다지급 환수·페널티 예방법·공식 발표일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행복

유치환 시인 사랑하는 것은사랑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제각기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성경의 기록과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는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이어지며 미래에도 계속될

[삶이 머무는 뜰] 당신은 끝내 행복한 나그네

조연혜 수필가 어떤 활기찬 것들은 치열함 속에서 비로소 생기를 얻는다. 관광객과 시민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시애틀의 영혼’이라 불리는 파이크플레이스마켓. 미국에서 가장 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는 이 단순한 원리를 이용해 집 안의 수도와 배수시설을 설계한다. 싱크대에서 사용한 물도, 샤워실의 물도, 세탁기의 물

[애틀랜타 칼럼] 건전한 불만은 세상을 이끄는 힘

이용희 목사 우리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그 일에서 만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일에 적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만족이란 자신이 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