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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늘 같은 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5-17 18:43:56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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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권태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늘 함께 있으면서 부딪힌다고 해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여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그저 날마다 비슷 비슷하게 되풀이되는

습관적인 일상의 반복에서 삶에 녹이 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가꾸고 다듬는 일도 무시할 수 없지만

자신의 삶에 녹이 슬지 않도록

늘 깨어 있으면서 안으로 헤아리고 높이는 일에

근본적인 노력이 뒤 따라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홀로 자기 세계를 가꾸면서

공유하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한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속에 떨어진다.

 

행복은 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생각이나 행동에 있어서  지나친 것은 다시 범속에 침식된다.

사람끼리 만나는 일에도 이런 절제가 있어야한다.

행복이란 말 자체가 사랑이란 표현처럼

범속한 것으로 전락한 세상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이란 

가슴속에 사랑을 채움으로써 오고

신뢰와 희망으로부터 오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데서 움이 튼다.

 

그러므로 따뜻한 마음이 고였을 때

그리움이  가득 넘치려고 할 때

영혼의 향기가 배어 있을 때  친구도 만나야한다. 

습관적으로 만나면 우정도 행복도 쌓이지 않는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에게 따서 보내고 싶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그런 경험은 없는가 ?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친구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시, 법정 스님  )

 

법정 스님은 선승이며 자연주의 사상가이신 법정은  강원도 산골  원주민이 버린  산 속 오두막에서  수행하시며  휘파람으로 새들과 노래를 주고 받으며 사셨다. '물 흐르고 / 꽃이 피는 / 수류화개'  몇 년 전 타계하신 스님 계신 산골 오두막을 한 번 다녀오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 사람에겐 빈손은 서글픔인데 스님 계신 오두막은 홀로 핀 들꽃들, 스님의 휘파람 소리,  새들의 노래는 스님이 계시지 않는 빈산은 가슴 시린 설움이다. 사람이 살다가면  한줌의 재로  돌아서는 길에 잊혀지는데 세월 속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진정 그리운 사람입니다. 소유와 발전만을 지향하는  세상에  선택한 가난 무소유를 지향하시던 스님의 은자다운 모습이 다시 그리워집니다. 스님의 잠언집들은 내 영혼의 모음이 되어 머리맡에 두고 두고 읽으며 내 영혼이 어두운 날 강원도 산골 스님 가신 빈집을 서성입니다. 내가 '돌산 지기'로 50평생을 산 것도 스님의 맑은 영혼이 내게  조금이라도 스며든게 아닌지요… 사월 초파일  앞두고 스님의 그맑은 영혼의 그리움에 젖어 봅니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한다" (법정 스님, 인연을 맺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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