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영웅’이라고 하면 한국 사람은 이순신 장군을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린다. 국가, 국민, 혹은 여러 사람을 위해 희생하며 보통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해낸 사람들을 우리는 영웅이라 한다. 즉 우리가 사회적으로 본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뜻이다. 개인의 욕심에 눈이 어두워 조직 폭력배 두목처럼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을 가끔 영웅이라고 묘사하는 때도 있으나, 이런 무자비한 인간을 영웅이라고 대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미국에서도 남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고 위험한 일을 해낸 사람을 흔히 영웅이라고 부른다. 영웅을 영어로는 ‘HERO’라고 한다. 그런데 애틀랜타 일대 도로에는 ‘HERO’라는 글자를 붙인 차량이 자주 눈에 띈다. 설마 이런 차량이 ‘영웅’을 모시고(?) 다니는 것은 아닐 테고. 조지아에만 특수하게 있는 HERO 차량에 대해 알아보자.
‘오해한’ 씨는 최근에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본인이 잘못한 사고는 아니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하니 시간 낭비와 정신적 고통이 말이 아니다. ‘오해한’ 씨에게 가장 당황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사고로 인해 다른 차량의 발이 묶이게 된다는 점이었다. 경찰을 불렀으나 무슨 이유인지 경찰이 즉시 출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이 오기 전에 노란색 차량이 나타나더니 사고 차량을 정리하는 등 사고 수습을 하면서 교통이 제대로 흘러가도록 조치를 해주었다. 보아하니 경찰은 아닌 것 같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차량의 뒤편에 HERO라고 쓰여 있고, 모 보험회사의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이 보험회사가 교통사고를 처리해 주기 위해 온 것을 보니, 사고를 낸 상대방이 이 보험회사의 자동차 보험을 갖고 있구나 생각했다. 사무실에 돌아온 후 사고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해 주며, 모 보험회사에는 사고처리 차량이 따로 있더라고 말해 주었다. 그 얘기를 듣던 한 동료가 그것은 그 보험회사가 파견한 차량이 아니라, 주 정부가 운영하는 사고처리 차량이며, 공식 명칭은 ‘HERO’라고 부른단다. 모 보험회사의 사고처리 차량이라고 오해한 ‘오해한’ 씨는 본인의 무지함을 창피해했다.
그렇다. 조지아 주 정부가 운영하는 사고처리반 HERO의 차량을 모 보험회사의 사고처리 차량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HERO 차량 측면과 뒷면에 모 보험회사의 로고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HERO는 High Emergency Response Operation에서 머리글자를 따와서 만든 말이다. 이 기관이 하는 일의 애틀랜타 일대의 교통이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원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둔 1994년에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도 그대로 본래의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HERO가 하는 역할이 교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계속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의 주된 임무가 교통이 원활하게 하는 것이므로 특히 사고 현장에서 차량 정리 등을 조치하기도 한다. 경찰이 하는 역할을 대신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고장으로 움직이지 않아 길가에 서 있는 차를 견인해 주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차량이 교통을 방해하지 않도록 길 한쪽으로 밀어 치워주거나 한다. 사고가 발생하거나 차량이 길에서 멎었을 때 이 차량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511을 다이얼 하면 되고 경찰이 미처 오지 않을 때 이 차량을 불러 도움을 받으면 유용하다고 한다.
그러면 왜 이 차량은 모 보험회사의 로고를 달고 다닐까? 조지아 주 정부의 HERO에 대한 예산이 부족하므로 모 보험회사가 그 경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그 보험회사의 로고를 달고 다닌다. 그냥 광고의 일환이라고 보면 된다. 애틀랜타 일대의 ‘영웅’(HERO)에 대해 잘 알아두고 있다가 필요할 때 이용하도록 하자. (보험 전문인 최선호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