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의 현장] 노숙자 대책 이대로 좋은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4 11:38:06

뉴스의 현장, 황의경, LA미주본사 사회부 기자, 노숙자대책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얼마 전 LA 한인타운에서 길거리의 노숙자들을 안전한 시설로 옮기기 위한 LA 시정부의 ‘인사이드 세이프’ 활동이 진행됐다. LA시가 심각한 노숙자 문제 완화를 위한 1차적 대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인사이드 세이프’를 현장에서 직접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았다.

한인타운에서 통행량이 가장 많은 윌셔 블러버드 중간에 RFK 인스퍼레이션 공원이 있다. 공원 뒤쪽에는 로버트 F. 케네디(RFK) 커뮤니티 스쿨이 자리잡고 있으며, 길 반대쪽 6가를 중심으로 대형 한인 마켓과 유명 음식점 들이 즐비한 한인타운 최대 번화가다. 타인종들이 한인타운을 놀러올 때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 한쪽에 주민들을 위해 조성해 놓은 공원이 노숙자들에게 점령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었다. 가끔 도보로 이 곳을 지나다보면 공원 주변에서는 지린내가 진동을 했고 넘쳐나는 쓰레기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학교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공원에서는 노숙자들이 틀어놓은 시끄러운 음악과 고성방가가 이질적으로 버무려졌다.

아침 일찍부터 LA시 교통국(LADOT), 애니멀 서비스국, 위생국, 경찰국(LAPD), 노숙자서비스기관(LASHA), 공원국, 정신건강국 직원들이 이곳에 모였다. 그들은 먼저 노숙자들에게 인사이드 세이프의 취지를 설명하고 소지품을 모두 갖고 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노숙자들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LASHA 직원들이 이전에 이미 이곳을 방문해 취지와 이동 과정을 설명하고 노숙자들의 동의를 얻었지만, 마치 몰랐던 일인 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어린아이 대하듯 살살 달래며 호텔로 가자는 LA시 관계자들에게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조용히 수긍하며 따라 나섰지만, 일부 노숙자들은 거칠게 소리 지르며 반항하다 갑자기 자기들끼리 춤을 추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이 같은 모습을 같이 지켜보고 있던 시장실의 관계자는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은 자발적 참여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이해되지만, 이들을 실내로 데리고 들어가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결국 진행이 더뎌지며 2곳에서 인사이드 세이프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무산되고 1곳에서만 진행할 수 있었다.

LA 노숙자서비스기관(LASHA) 집계에 따르면 작년 1월 기준 LA 카운티 내 노숙자수는 7만5,518명, LA시 노숙자수는 4만6,260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많은 노숙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인사이드’가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 한정된 공간에 노숙자들을 어르고 달래서 들여보내 봤자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작년 말 캐런 배스 시장이 2023년 2만 1,000명 이상의 LA 노숙자가 실내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노숙자들을 실내로 들이는 정책은 필요하고 훌륭하다. 그러나 숫자상으로 LA 시내 노숙자의 절반 정도가 실내로 이동했다지만 그 효과가 피부로 와 닿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동네 우리 집 앞 노숙자들이 해결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이상 전체 수를 조절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많은 인력이 의미 없는 시간을 써가며 노숙자들을 모실게 아니라 실내로 들어가는 것에 적극적인 노숙자들 위주로 실내로 옮기는 것이 궁극적으로 1명의 노숙자라도 노숙의 삶을 끝내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 공원에 진을 치던 노숙자들이 사라지고 원래 이랬어야 했던 공원은 제 모습을 찾게 됐다. 과연 이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황의경 LA미주본사 사회부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전문가도 결국 SSA 공식자료로 돌아가야 한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

[신앙칼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 요한복음 John 20:31)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요한복음 20:31의 생명으로 영적 제해권(制海權)을 선포하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는 ‘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4월 21일 청담에서 미쉘 강 후보 후원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안타깝게 석패한 미쉘 강 후보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생명은 하나의 소리

조병화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별들이 비치다 만 밤들이 있었습니다.해가 활활 타다 만 하늘들이 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