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발언대] 대학교 합격 통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10 17:17:01

발언대, 문일룡,변호사,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대학교 합격통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난 3월28일은 올 가을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날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교를 위시해 몇몇 최고 수준 대학교들이 정시입학 결정을 통고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버드, 예일, 프린스톤 등과 스탠포드, 시카고, 노스웨스턴과 듀크 대학이 포함되었다. 물론 조기입학 결정을 통해 이미 어느 대학교로 가기로 결정한 학생들도 있지만 그런 학생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미 다른 좋은 대학교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은 학생들도 이 날 혹시 좀 더 낫다고 여겨지는 대학교로부터 합격 통지가 오지 않을까하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초조함과 기대감으로 이메일을 열어본다. 그것은 비단 학생들뿐 아니라 부모와 가족들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벤트이다. 그 날 합격 통지를 해주는 학교들의 합격률이 워낙 낮아서 많은 학생과 부모들이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곳에서라도 합격 통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보는 마음은 복권 당첨을 기다리는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 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내 애들이야 이미 오래전에 학교를 마쳤지만 내가 졸업한 대학교에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내가 졸업생 자격으로 입학사정 인터뷰를 했던 학생들의 합격 여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매년 내가 인터뷰할 수 있는 학생은 불과 몇명 되지 않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는 그 중 한 명의 합격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내가 인터뷰했던 학생들 모두 훌륭한 자격을 갖추었고 모두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지만 합격률이 4%도 되지 않기에 그 중 한 명만 신중하게 선정해 추천했다.

특히 내가 사는 지역 인터뷰어들이 자신들이 인터뷰한 지원자들 가운데 추천할 만한 학생을 소개하는 모임에는 교육위원회 회의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했다. 그리고 그 학생을 천거하려고 회의 중에도 이렇게 달려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내가 추천한 학생은 합격되지 않았다. 해당 학생은 더욱 그랬겠지만 나도 실망했다.

물론 내가 졸업한 대학교의 경우 졸업생 인터뷰어가 지원 학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입학 사무처는 지원학생의 성적이나 추천서 내용을 졸업생 인터뷰어와 공유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원학생들의 성적에 대해서는 물어볼 수 없다. 그러니까 지원학생과의 한 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정보와 대화를 통해 느낀 인상만을 가지고 평가해야하기에 여러모로 부분적인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짧은 인터뷰에서나마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합격하고 싶은 바람을 간절하게 호소한 것을 기억하면 마음이 아프다. 또한 대학 입학 사무처는 내가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어도 혹시 나의 잘못된 발언으로 인해 법적 문제가 야기되는 것을 방지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매년 이맘 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런 학생들을 둔 부모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못 받았을 때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은 학생 당사자이다. 그리고 어쩌면 합격하지 못한 이유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그 학생이다. 그러니 주위에서 특히 부모들이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학생의 과거 잘못을 지적하는 일은 도움 될 게 아무것도 없다. 그 학생이 자신의 부족했던 점들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지금 나무란다고 그 결과가 바뀌지도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 학생이 지금까지 받은 결과에 대해 칭찬해주고 조금 부족한 결과라도 대학에 진학해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마음을 다독여주기 바란다. 매년 12학년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찾아오는 이 시즌이 쓸데없이 모두에게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일룡 변호사·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법률칼럼] 결혼영주권과 가정폭력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혼과 가정폭력 관련된 사례다. 가장 흔한 예로, 이미 미국에서 결혼한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자신을 총각

[행복한 아침] 모순

김정자(시인·수필가) 하이웨이 285에서 톰 모어 랜드 인터체인지로 차선을 바꾸려는 지점에서 갑자기 이쪽 차선으로 끼어든 차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연이어 여러 대가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권 요 한(애틀란타 문학회 회장) 길가 풀잎위몰래 앉은 새벽 이슬맑은 방울속에가을이 담겨 왔습니다  밤낮도 모르고처량하게 들려 오던매미 노래 여운속에가을이 스며 들었습니다  상큼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변화는 먼저 성찰과 순수함의 회복이 아닐까 싶다.삶의 치열한 탐색이 변화의 핵심 요체인 듯하다.변화를 갈망하는 치열한 탐색이

[신앙칼럼] 기쁨의 모략(Conspiracy Of Joy, 시편Psalm 37: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의 진정성(Authenticity of God)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단어 중에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의 저변에 무엇이 모략

[한자와 명언]  疑 問(의문)

*의심할 의(疋-14, 4급)*물을 문(口-11, 7급) 의문은 쌓일수록 좋으나, 의심은 그렇지 않다. 의심이 의심을 낳아서 자꾸 쌓이게 되면 계획을 ○치게 된다. 먼저 ‘疑問’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