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통령 및 연방, 주, 시 등 각종 선출직을 위한 예비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 투표율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선거 화제성과 후보들의 홍보활동 등과 관련된 요소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거 전문 자료 업체 폴리티컬데이터(PDI)에 따르면 LA카운티 한인 등록 유권자 중 투표를 한 비율은 26%로 조사됐다. 등록 유권자 9만5,000여명 중 2만5,000여명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투표율은 LA카운티 평균인 29%보다 낮은 수치였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인종은 한인사회가 정치력 신장 최고의 모델로 꼽는 유대계로 50%를 기록했다. 또한 현 단계에서 한인사회의 현실적 바로미터로 여겨지며 자주 비교가 되는 흑인도 29%를 기록하며 한인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 외에도 한인은 백인 38%, 흑인 29% 등보다 낮았으며 아시아계 중에서도 일본계 44%, 필리핀계 29%, 인도계 27% 등보다 낮았다. 또, 아시아계 전체 평균인 27%보다도 낮았다.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한인 투표율은 29%였다. 이 역시 오렌지 카운티 평균인 38%보다 낮은 수치였다. 오렌지카운티에서도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인종은 유대계로 54%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백인 46%, 흑인 44%, 아르메니아계 39%, 일본계 47%, 필리핀계 33%, 중국계 31%, 인도계 30%, 베트남계 31% 등 대부분의 인종보다 한인이 낮았다. 아시아계 전체 평균은 32%였다.
이러한 낮은 한인 투표율은 초반에 한인 우편투표 참여율이 평균 이상으로 조사됐던 터라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낮은 투표율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가장 큰 선거였던 대통령 선거도 선거 전부터 이미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이는 등 한인사회가 크게 흥미를 가질만한 선거가 없었던 가운데, 이번선거에서는 각종 선출직 후보들의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투표율이 높았던 2년 전에는 크게 화제가 됐던 LA시장 선거에서도 양측 진영이 한인 사회 홍보에 적지 않은 자원을 할애했고, 특히 릭 카루소 후보의 경우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를 3대 주요 홍보 언어로 지정해 한국어 홍보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수 선출직 후보의 한국어 광고나 한인 대상 홍보 활동이 올해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한인 정계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열리는 본선에서 한인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류 사회 인식, 본선 진출 한인 후보 등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한인 투표율이 높다면 주류 정계 및 선출직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한인사회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게 되는 등 정치력 신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많은 한인 및 친한파 후보들이 본선에 진출했던 가운데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는 한인 그룹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한인 및 친한파 후보들이 많아질 수록 한인 정치력은 자연스레 확대된다. 부디 이번 본선에서는 다시 한 번 한인사회 전반적인 독려 운동 등을 통해 한인 투표율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를 보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한형석 LA미주본사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