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전문가 에세이] 마음의 온실가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3-27 13:12:53

전문가 에세이,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대략 45억만 년전 지구는 우주에서 떨어져 나온 불덩이로 태어났다. 그 후 점점 식어서 얼음덩이가 되었다가 얼음이 녹자 지금의 물덩이가 된 것이다. 

태양열이 지구에 도달하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흡수된다. 흡수된 열은 적외선 형태로 지구의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데 그것을 다시 지구로 모셔오는 기체가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온실가스가 없으면 지구촌 온도는 섭씨 영하권 이하로 떨어져 생명체들이 살기 힘들다. 

세월이 가며 수증기는 일정한 양을 유지하지만 다른 온실가스들은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부터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기를 오염시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 받는다, 무분별한 산업개발로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하여 지구촌 생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마음을 오염시키는 온실가스도 있다. 스트레스, 불안, 분노, 우울같은 부정적 정서와 비판, 비관, 공격성처럼 부정적 사고가 마음의 온실가스라 칭한다. 적당한 마음의 온실가스 역시 우리의 면역력을 높여 생존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절대적 요소이다. 그러나 심한 스트레스와 부정적 정서, 사고가 계속되면 우리의 마음은 망가지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기억하고 학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인지기능 시스템을 잘 작동시켜야 된다. 

보통의 경우 뇌의 두 가지 모드 네트워크가 인지기능에 관여한다. 하나는 기본모드 네트워크(DMN)로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고, 다른 하나는 작업 실행모드(TPN)로 뇌가 무슨 일을 하려고 집중하거나 관심을 가질 때 활성화되는 상태다. 두 상태 모두 의식은 깨어있다.  

우리 몸과 마음은 잠자는 동안 휴식 모드가 된다. 하지만 뇌는 휴식 상태에 있거나, 무슨 일에 집중하고 관심을 둘 때도 몸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비하고 있다. 의식은 깨어있지만 멍한 상태인 뇌 기본 모드 중에도 우리 마음은 쉴새 없이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반추하며, 공상, 망상 등 비현실적 사고에 빠지고 많은 잡생각들로 마음이 방황하고 있다. 이런 자기참조적 경향은 진정한 내면의 자기를 발견하는 기회도 주고, 내면에 잠재된 기억과 경험의 조각들을 끌어 모아 상상력과 창의성도 일깨워줄 수도 있다.

뇌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엉뚱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공상이 많은 어린이에 많고, 성인의 경우는 현실 생활의 부적응, 불만이 있을 때 자주 나타난다. 나쁜 점도 꽤 있다. 현실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객관성을 잃게 만들고, 심리적 방어기재의 하나인 도피 현상을 부추겨 정체성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넘쳐나는 정보, 끊임없는 소음, 낮밤 없이 비추는 인공조명 속에서 숨 가쁘게 생활하는 현대인이다. 그 결과 마음의 온실가스도 차곡차곡 쌓이게 되어 그들의 편도체는 장기간 활성화되어 있다.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에 노출된 우리의 삶은 무척 바쁘고 피곤하다. 자신의 느낌과 경험이 잠겨있는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 그래도 인지기능을 뇌 기본모드로 만들어 마음의 온실가스를 잘 조절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스트레스나 갈등이 지속되면 뇌는 경계상태로 전환되어 기본모드는 감소하고 목표 지향 모드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온실가스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현재의 순간에 맞춰 사는게 매우 중요하다. 무엇에 집중하지 않고 멍 때림 상태에서 나의 감각에 따라 조용히 걸으며, 고요함과 평화스러움을 알아차리는 명상수련이 심리적 안정과 편안한 삶을 이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양곡 정신과 전문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