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A타임스가 LA 시영 골프장의 티타임 독점예약과 매매 행각에 대해 보도한 후 수많은 골퍼들이 분노하고 있다. 특별히 한인사회가 낯 뜨겁고 당혹스러운 것은 티타임을 사고파는 브로커와 골퍼들이 모두 한인이기 때문이다.
이름까지 밝혀진 일부 브로커들은 티타임의 온라인 예약 플랫폼이 오픈되자마자 수초 안에 무려 6시간 분량의 아침과 이른 오후 티타임을 예약하여 이를 일인당 40달러에 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시니어 멤버십을 이용해 LA 인근 골프장들의 티타임을 싹쓸이하고 있으며, 한인들만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하는 정황이 오롯이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처럼 브로커들이 편법을 사용해 부당한 수익을 누리고, 한인 골퍼들은 돈만 내면 편리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예약과 매매 시스템은 그동안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당연한 관행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바로 이 점이 실망과 분노와 우려가 겹쳐지는 부분이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도용해 수익을 올려온 브로커들, 남이야 어떻든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돈을 내고 티타임을 사는 골퍼들, 모두가 공범이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LA시 직영 골프장은 비싼 멤버십 골프 코스를 이용할 수 없는 다양한 서민계층을 위해 운영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런 시립골프장의 시스템을 이용, 한인들이 불법으로 티타임을 독점하는 것은 용납할 수도, 용납해서도 안 되는 행위다. 한 브로커는 한인 노인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도, 정당화될 수도 없는 행위다.
이 사실이 보도되어 논란이 커지자 LA시 레크리에이션 및 공원국의 골프자문위원회는 미팅을 열고 모든 부패 혐의는 조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18일의 회의에는 수많은 다인종 골퍼들이 회의장 밖까지 꽉 들어찰 정도로 참석해 이 문제에 관해 지대한 관심과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한인과 아시아계 골퍼들로 구성된 소캘 드림 골프클럽이 나서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인사회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공론화하고 반드시 해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