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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교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3-15 07:52:15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김정자(시인·수필가)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모여든 믿는 자들의 모임을 이르기도 하고 종교 건축물을 칭하기도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교회란 영적인 집이요 때론 안식처이자 기도하는 집이 되어주기도 한다. 또한 영적인 학교이며 영적인 일을 하는 일터이기도 하다. 교회를 통해 참 평안과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주신 고유한 특성의 존재적 의미와 가치의 실존을 지켜내며 세상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앤데믹 이후 온라인 예배자들이 교회를 찾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면서 칩거에서 풀려나는 동안의 긴 시간들을 여러 형태의 예배 프로그램들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 동안 코로나 블루가 인간에게 던지는 포악의 생채기가 아직 아물지 않아 덧나기도 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소리없이 인류를 괴롭히고 있었기에 교회를 찾는 사람들의 수효가 더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런 저런 사유로 교회 방문자 수가 예전보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애틀랜타로 유입되고 있는 한인 인구 증가로 교회마다 매주 방문자들이 꾸준한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회를 찾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바람 직한 축복이다. 예수님 안에서 보이지 않는 참된 인생 가치를 바라볼 줄 아는, 그 가치를 찾는 사람들의 행보인 것이다.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생동 넘치는 목표를 향한 뚜렷한 발걸음이다. 현실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있음을 체험하고 그 진정한 가치를 이미 깨달은 바가 있는, 굳이 보아야만 믿을 수 있는 현대 인들의 나약함을 뛰어넘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에 눈 뜨임의 복을 받은 사람들이 축복의 지름길로 들어선 것이다. 연약하고 어리석은 것 같지만 끝까지 예수님 곁에서, 예수님 편에 서 있겠다는 결의가 굳은 신중한 결단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세상을 향한 욕망의 눈을 하나님께로 돌린 담대하고 신중한 믿음의 바탕 위에 삶의 기초를 세우며 문명의 발달은 줄기차게 내딛고 있는 현실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인간 한계를 일찍이 깨달은 것이다. 이렇듯 돋보이는 결의로 좁은 길을 택한 발 걸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한편으로 하나님을 예수를 더 알아가기 위해 교회를 찾는 것이 아닌 예수님이 설파하신 진리를 알고 성경공부도 충분히 한 직분자들이 교회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가는 곳마다 교회가 있고 넘치도록 그 수효를 더해가고 신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존경할만한 따르고 싶은, 리더로 앞장세우고 싶은 분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목회자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려면 교회는 계속 새롭게 분열해야 한다는 지론이 대두된다. 이런 현상이 굳이 이민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인지, 고국에서 발간되는 신앙지 소식에 의하면 고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기민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도 중국도 아닌 종교 자유가 보장된 청교도 정신으로 세워진 미국에서 교회를 찾고 있는 무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슬픈 사실이 공공연한 사실로 자리잡고 있다. 예수를 영접함으로 개인의 삶에 변화가 오고 가정이 사회와 국가가 변한다는 믿음의 확신이 희박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 앞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무력한 집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성숙한 교회상이 없다는 것이 심각한 수위를 넘어선 것 같다.

교회 안에서도 교인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믿을 수 없어하는, 사랑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잃어가고 관계의 벽이 점점 높아가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어찌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기만 할까. 해서 교회를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들, 교회가 따뜻하지 못해서 추워하며 따뜻한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라 과연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하지만 교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리광처럼 받아들이며 두둔할 수 만은 없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는 회색지대는 없기 때문이다. 몸이 다 자랐는데도 우유병을 들고 다니는 기형적인 모습을 서둘러 벗어야 할 것이다. 내가 몸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 내 상처가 더 크다는 이유가 그리스도의 사랑보다 더 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사랑한다는 것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내 아픔보다, 절실한 내 문제보다 더 커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가진 문제가 교회보다 더 커 보이기 시작하면 성도로서의 삶도 교회도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무기력한 교회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지않을까.

세상이 애타게 찾는 교회,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곳, 목마른 자들의 해갈을 위해 쉽게 찾아주는 사람이 절실한 시대라는 투정이 여기 저기서 웅성거린다. 교회를 찾고 있는 사람 뿐 아니라 교회를 찾도록 내버려두는 지체들이 되지 말아서 하나님의 영토를 넓혀가는 신앙인들로 가득해지는 교회이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디아스포라의 사명을 감당하는 한인 교회들과 그 지체들을 위하여 한국인의 얼을 안고 모종된 이국 변두리에서 새벽을 깨우며 기도드리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도드렸으면 하는 소망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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