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단상] 인과응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2-26 17:39:25

단상,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한 살 때의 당신하고 성장한 지금의 당신하고는 같은 사람인가 혹은 다른 사람인가? 같다고 하면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다르다고 하면 같은 점 또한 많다.

불교에서는 ‘같다’ 혹은 ‘다르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연속성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된다. 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것이다. 씨하고 나무는 다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같은 것도 아니다. 연속되어있는 것이다. 죽으면, 죽음도 오래 가지 않는다. 얼마 동안 죽어있다가 다시 태어난다.

부처가 깨치고 보니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다 인과(因果, 원인과 결과)에 의해 운영되어지는 것을 알아냈다. 이게 연기법(緣起法)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없어짐으로 저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게 인과응보이다.

이민 오기 전, 한국에 있었던 당신하고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지금의 당신은 같은 사람인가 혹은 다른 사람인가? 이것도 서로 연속되어있는 한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전생이 있다고 믿는가? 혹은 안 믿는가? 전생이 없이, 뜬금없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는가? 이민 오기 전 한국에서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이민 와서도 대개는 총명하고 부지런하고 그리고 돈을 잘 번다. 한국에서 살인하고, 사기치고, 도둑질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은 미국에 와서도 계속 똑같은 나쁜 짓을 하면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부처는 “만일 살생·도둑질·거짓말을 하면 죽음 후 3악도(동물·아귀·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만약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병이 많고, 단명하고, 가난하게 태어나며, 남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어린 나이에 짧게 살다가 죽은 사람들이 다 전생에 살생을 많이 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하여튼 살생을 많이 했다면 다른 인간이나 동물의 생명을 죽였으니 그 대가로 현생에서 자기 목숨이 짧아지는 것이다.

독재자들은 국민을 억압한다. 정적들을 죽인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다. 부정으로 돈을 축적해서 호화롭게 산다. 옆 나라를 침범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어떤 독재자는 현세에서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기도 하지만 많은 독재자는 죽을 때 편안하게 죽는다. 편안하게 죽었다고 해서 그가 저질렀던 모든 잔악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후생에 가서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이게 인과응보이다. 만약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목숨이 짧거나 병이 잦거나, 가난하게 살거나, 남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다. 이게 인과응보이다. 후생에서 남으로부터 좋은 소리 들으면서, 부자로서, 건강하게 장수하고 싶다면 살생·도둑질·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트럼프의 대량 추방대상

케빈 김 법무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법 집행 계획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벌레박사 칼럼] 카펫 비틀 벌레 퇴치법

벌레박사 썬박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카펫이 깔려 있다. 카펫에서 나오는 벌레 중 많은 질문을 하는 벌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펫 비틀(Carpet Beetle) 이다. 카펫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