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문제는 오래전부터 개인은 물론 사회적, 국가적 문제임을 우리 모두가 그 심각성을 알고 있다. 자신은 물론 집안, 더 나아가선 사회, 국가까지도 망하게 하는 문제로 아편쟁이, 노름쟁이, 계집쟁이, ‘셋쟁이’들 중 아편쟁이가 으뜸이다.
유명한 이야기로는 19세기 영국과 중국 간의 1, 2차 아편전쟁(강대국이 국가재정의 중요한 수입원중의 하나로 다른 나라에 마약 강매로 인한 전쟁)은 물론 수많은 개인들 몰락의 역사가 있다. 1900년대 초엔 쿠바에서 마피아들이 정부의 묵인 하에 마약 밀수를 공공연히 했음이 역사적 기록에 있다. 권력유지와 부 축적을 이런 식으로 했다.
근래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길거리에서 ‘펜타닐(Fentanyl)’이라는 진통제가 범람하고 그로 인한 사망자들이 LA에서만도 작년 1,900명이었다는 신문보도가 나왔다.
원래 통증치료제는 의학용, 특히 마취제로 사용되었다. 1959년 벨지움의 폴 잰슨이 처음 합성과 특허획득, 1969년 맥네일 랩(McNeil Lab)에서 펜타닐을 합성 생산하여 수술시 마취제의 일환으로 DEA(연방 마약단속국)의 엄격한 A급 통제 약제로 등록됐다. 병원에서도 상당히 엄격한 관리 하에 있는 약들(사용시 2중 3중 확인하는 안전장치가 있음)인데 어떻게 요즈음 시중에서 쉽게 범람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는 위험한 지경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펜타닐은 대표적 비합성 마약통증약인 모르핀의 비교적 강도로 보았을 때 50~200배이며 여러 종류의 펜타닐 아류 중 카펜타닐(Carfentanyl)은 펜타닐보다도 20-30배나 되니 얼마나 강력한지 일반인들은 짐작이 가지 않을 것이다.
약이 어떻게 통증을 줄이는 작용원리는 우리 몸의 말초에서 통증신호가 발생하면 신호 인지능력을 변화시켜 중추신경계로 향하는 통증 감당능력을 올려줌으로써 통증을 실제보다 적게 혹은 전혀 느끼지 못하게까지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통증인식 전달체계를 차단, 무력화시킨다고 보면 된다.
이런 약들의 부작용이 복합해서 결국은 과다사용이나 예민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 등 다른 것들과 함께 복용이나 주사를 맞는다면 부작용이 더욱 증가하며, 많은 경우 유포리아(희열감)라고 해서 천당에 간 것 같은 기분도 동반한다고 하니 젊은이들이 처음엔 호기심으로, 나중에 습관성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총기사용과 마약중독은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심각한 사회문제임이 분명하다. 해결책에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며 만시지탄이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문성길 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