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출마를 포기했다. 내년 11월이 선거인데 미국 양당은 대통령 후보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의 대항마로 인도계 2세인 미국인을 지목 중이라고 한다.
2024년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그는 비벡 가나파티 라마스와미로 백인이 아닌 인도계 2세 미국인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난 라마스와미는 경선 최연소 후보자로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드샌티스와 경쟁하고 있다.
30대 신인 정치인(38세)인 라마스와미는 하버드 대학과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바이오 기업의 성공으로 억만장자가 된 대선 후보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21세기 최고 대통령이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주목할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라마스와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출생 시민권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출생시민권이란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하여 미국 영토 출생자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부모는 그가 태어날 당시 미 시민권자가 아니었다.
아직도 아버지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고 어머니만 나중에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방송 언론사는 내로남불격인 그의 태도에 부모의 국적 신상털이를 했다고 한다. 즉 라마스와미가 미국에서 출생 당시 부모의 국적은 인도였다.
그러면 라마스와미는 복수국적자인가? 그러나 다행히도 인도의 헌법은 인도의 국적과 외국 국적을 동시 취득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전에 트럼프가 오바마에게 출생증명서를 보자고 했듯이, 이번에는 라마스와미와 부모의 국적이 도마 위에 다시 올라올 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만약 라마스와미가 한국계 2세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국 국적법에 의하면 라마스와미는 출생 시 부모 중 한 사람만 한국 국적이면 자녀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되어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2005년 개정법이 소급 적용되어 1983년 5월25일 생(현 40세)을 포함한 그 이후 출생자는 복수국적자가 되어 대선 경선 중 상대 정적으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남성의 경우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해야 한다. 개별적 통지도 없이 국적이탈을 못했다고 잠재적 병역기피자가 되기도 한다. 원정 출산과 이민 출산을 쉽게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디아스포라를 막는 꼴이 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도 2010년 개정법에 의해 국적선택 불이행시 국적자동상실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1988년 5월4일생 이후부터는 한국국적을 자동으로 보유하게 되어 복수국적자가 된다.
따라서 현재 35세인 한국계 2세 여성은 미 부통령인 인도계 카말라 해리스처럼 미 공직이나 정계 진출을 모색할 때 국적 신상털이로 발목 잡힐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인다. 또한 한국 출입국시 한국 여권 소지가 원칙이기에 재외동포 차세대들의 모국 연수나 방문까지 막는 단절고리가 되고 있다.
아마도 한국은 미 공화당의 샛별로 주목받고 있는 라마스와미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정책과 미군 철수 등이 어떻게 변할지 초 관심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 힘을 우려하고 눈치를 볼 것인가? 머지않아 나올 수 있는 한국계 대통령을 꿈꾸어야할 때가 아닐까?
그러려면 재외동포 차세대의 발목을 잡는 국적법을 속히 바꾸어서 한국계 2세 미 대통령을 미리 준비할 것인지 아니면 복수국적으로 인해 낙마한 피해자가 생긴 뒤 법을 바꿀지 결정해야 한다. 그건 선택의 문제이다.
능동적인 선택만이 미래를 힘있게 끌고 갈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적법 개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재외동포 차세대들은 세계를 짊어질 꿈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원정 출산과 이민 출산을 구분하여 17년 이상 외국에 주된 생활의 근거를 둔 복수국적자들이 거주국의 주류사회 진출을 도울 수 있는 ‘국적자동상실 법안’이 세계화의 대안이다. 이
번 ‘김홍걸 법안’은 남녀 구분 없이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적용되며, 출생일로 소급해 국적이 자동상실 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이 하루속히 발의 및 통과되기를 기대해본다.
<전종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