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총기난사로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메인주의 한적한 소도시에서 터진 사건이다. 어린 학생들도 있는 볼링장, 그리고 식당에서 전쟁터에서나 쓰여야 할 AR-15 반자동 소총을 무고한 시민들한테 무차별로 쏘아댄 것이다.
사흘간의 도피극 끝에 숨진 시신으로 발견된 총기난사 범은 미 육군 메인주 방위군 소속 중사 로버트 카드(40)로, 군에서 사격 교관까지 지낸 백인 남성 총기전문가였다. 문제는 그가 명백하게 정신질환 전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무기 소지의 자유를 헌법적 권리로 신봉하고 있는 미국에 크나큰 허점을 드러냈다. 바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총기 소지 규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총기난사 범 카드는 올 여름 부대에서 훈련받을 당시 환청을 듣고 동료를 해치고 싶다는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른 동료들과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뒤 정신병원으로 후송돼 2주간 입원했다 퇴원한 사실도 있었다. 동료들은 카드가 이미 봄부터 자신을 모욕하는 환청을 듣기 시작했고, 자신이 총을 갖고 있으며 훈련기지와 다른 장소에 총을 들고 가 쏴버리겠다는 발언을 한 것도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참사 발생 수개월 전 그가 “갑자기 폭발해 총기난사를 벌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는 주변 동료의 보고가 있었고, 이런 사실이 현지 경찰에게도 공유됐지만 그에 대한 정신감정과 무기 박탈 조치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인주 참사 후에도 핼로윈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십수건의 총격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져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부상했다. 올 들어 대량 희생이 난 총기난사 사건이 35건이나 된다는 집계도 나온다. 전쟁터에서나 있을 이 같은 희생이 미국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웅변해준다. 합리적 생각을 가진 미국 시민들의 이같은 외침이 이제 더 이상은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치게 놓아둬서는 안 된다.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의회의 의미 있고 획기적인 조치들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