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나의 의견] 선물과 봉사의 메카니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10 17:58:53

나의 의견,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우리들은 수시로 크고 작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생일과 각종 기념일,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따뜻한 말과 함께 의미 있는 선물을 챙긴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뇌물수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이는 선물과 뇌물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심리상태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탓도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은 어떤 대가 없이 주고받는 것이고, 뇌물은 대가를 바라거나 전제하면서 주고받는 것으로 정의한다.

프랑스의 인류사회학자 마르셀 모스는 저서 ‘증여론’(1925)에서 “선물 교환은 인간관계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면서 경제와 사회구조를 작동시키고 그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하면서도 “선물은 항상 그에 상응하는 답례의 선물을 기대한다. 하물며 신에게조차도 뭘 얻기를 원해 제물을 바치고 기도하니, 그럴 바에는 제물도 바치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는게 좋다”면서 선물은 언제든 뇌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영국의 기업윤리연구소(IBE)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받고 나서 잠을 편히 잘 수 있으면 선물이고, 찜찜해서 잠을 못 이루면 뇌물이다.

둘째, 떳떳이 외부에 공개할 수 있으면 선물이고, 감추고 싶으면 뇌물이다.

셋째, 그 자리 또는 직위를 바꾸어도 받을 수 있으면 선물이고,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받는 것은 뇌물이다.

선물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호의에 ‘봉사’가 있다.

진정한 봉사는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사업이나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여 시간과 노동력을 기꺼이 바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대가성 선물은 꼭 집어서 뇌물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는데, 대가를 원하거나 심지어 보상을 요구하는 봉사를 지칭하는 단어는 없는 것 같다. 굳이 이름을 지어 붙이면 ‘가짜 봉사’라 폄하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순수한 선물 또는 봉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는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 마음과 의지가 중요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분에 넘치는 선물이나 본인의 역량을 넘어선 봉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트럼프의 대량 추방대상

케빈 김 법무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법 집행 계획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벌레박사 칼럼] 카펫 비틀 벌레 퇴치법

벌레박사 썬박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카펫이 깔려 있다. 카펫에서 나오는 벌레 중 많은 질문을 하는 벌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펫 비틀(Carpet Beetle) 이다. 카펫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