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나의 생각] 샌프란시스코 이야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25 17:46:07

나의 생각, 나효신 작곡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나는 24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정원’에 가봤다. 유럽의 대규모 정원에 가서 산책을 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정원사가 계획하여 만든 그곳이 우리 식구들이 우리 집의 ‘정원’이라고 부르던 ‘마당’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유럽의 정원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시골에 있는 집에서 내다보는 들판과 아름다운 산은 매우 자연스러운, 사람이 가꾼 정원 이상의 정원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여행을 하다보면 인간이 만든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가 있는가 하면, 높은 아파트 건물이 시멘트도시를 이루고 있는 곳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높은 건물을 그렇게 많이 볼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지진이 종종 일어나는 곳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집에는 정원 아닌 조그만 뒷마당이 있어 꽃씨를 뿌리고 콩씨도 심으며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

12월을 분주하게 보내며 어, 어, 하다보면 어느새 새해! 아, 벌써 1월이네, 하며 창밖을 내다보면, 이미 목련꽃이 피어 있다! 겨울에 쌀쌀하지만 너무 춥지는 않고, 여름에도 쌀쌀하지만 너무 덥지는 않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년 내내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약 8,000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식물원(San Francisco Botanical Garden)은 도시의 중앙에 있다. 이 매우 넓은 땅에 백화점이나 아파트 대신 울타리를 치고 식물을 가꾸고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무료로 입장하고, 시민이 아닌 방문자들은 입장료를 지불한다.

이 식물원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 자라는 식물은 이곳에, 그리고 저곳에는 다른 어느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 이런 식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 큰 나무에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어 있는데, 그 나무 아래에는 키가 아주 작은 다른 꽃나무가 다른 색의 꽃을 피우고 있다. 어떤 꽃들이 언제 필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그렇게 함께 가꾸지 못할 것이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지식을 갖추고 열심히 일하며 생활할 것이고,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꽃이 예뻐서 가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준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를 기쁘게 해준다는 것! 참 좋은 일이다.

꼭 내 것이 아니어도 이렇게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아름답고 넓은 정원이 가까이 있으니 참 감사하지 않은가! 

<나효신 작곡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임마누엘 예수의 모략(The Conspiracy Of Immanuel Jesus, 이사야Isaiah 7: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야 7:14) 이사야의 예언은 곧 하나님의 모략이며, 임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신은철 (상략)어머님 일생몸의 시간은 매일매일 반복된 시계 시간이었지만맘의 시간은 순간마다 새로운 삶의 시간,아침에 묻는 말씀 “오늘은 무엇을 배우지?”저녁에 묻는 말씀“오늘 배운

[행복한 아침]   남기고 싶은, 남겨야 할

김 정자(시인 수필가)       부지불식간에 한 해가 지나가 버리고 마지막 달 12월 앞에 섰다. 마지막이란 말 앞에 서게 되면 언제든 숙연해 진다. 하루의 마지막, 한 주간의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향수

정지용 시인​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샬럿에 사는 친구가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공기 포장지로 꽁꽁 싸맨 유리병 속 생강 레몬차, 일회용 팩에 담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 파트 D는 처방약 보험으로, 오리지널 메디케어 가입자나 일부 어드밴티지 플랜 이용자가 별도로 가입해 약값을 보장받는 제도다. 그러나 약값은 플랜에 따라

[애틀랜타 칼럼] 내 탓이라고 말하라

이용희 목사 우리가 일을 하다가 어떤 실수를 저질렸을 때 간혹 구실을 들어 변명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어떤 관용이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자선기부 공제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표준공제를 적용하는 납세자도 일정 한도 내 현금 기부에 대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법률칼럼] 영주권·비자 거절이 곧바로 추방 절차가 되는 시대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들어 USCIS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영주권이나 비자 신청이 거절되더라도 일정 기간 재신청을 고민하거나, 자진 출국을 준비할 수 있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