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 (支泉 )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10년 전 은퇴한 김태형 박사가 그동안 만남의 인연으로 두터워진 지인들과 밥만 먹고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쉽다면서 좀 더 자주 만나 우애도 돈독히 하면서 세상을 알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오다가 Book Club 모임을 제안해 좋은 기회라 주저없이 참여하게 됐다.
첫 모임은 김 박사 자택에서 시작됐는데 모이기 전 김 박사가 읽을 책을 미리 다 보내주었기 때문에 충분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정리했다. Book Club 멤버 8명은 서로 잘 아는 사이라 첫모임부터 기쁨이 만발했다. 만찬이 끝난 다음 각자 준비한 독후감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책을 통해 배우고 또 회원들이 발표한 독후감을 통해 넓은 삶의 지식을 깨우치고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8명이 차례로 독후감을 발표하고 나니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돼 다음 모임을 위한 호스트를 정한 다음 날짜와 책을 준비하기로 한 다음 장소는 추후 연락하기로 했다. 그후 우리는 계속 돌아가면서 Book Club 모임을 통해 삶의 무한한 숙제들을 헤아리면서 다양한 양식을 축척하던 중 Covid횡포로 인해 1년간 중단됐다가 다시 모이게 됐는데 유수와 같이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모임에 한사람도 빠진 일이 없다. 자주 만나 책에 대한 독후감을 논하다 보니 “문 향” Book Club 동무들이 친형제 이상 정이 들어 날이 갈수록 사랑하고 신뢰하고 형통할 수 있게 돼 만나면 반갑고 즐겁고 기쁘기 이룰 데가 없다. 책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인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헤어질 때는 너무나 아쉽다.
Book Club으로 인해 책을 더 많이 알게 되고 읽어야 될 책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이 9학년이 가까워지니 눈이 가물가물해 글을 읽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나에겐 Book Club이 있어 책에 대한 독후감을 준비해야 되는 일이 생겨 신이 나고 행복하다. 책은 삶의 귀중한 보약이다. 영화나 TV는 보고 나면 바로 없어지는 바보상자지만 책은 기록 성이란 특성이 있어 읽고 나면 오랫동안 머리속에 그 내용이 저장된다.
우리 “문 향” 지인들은 은퇴한 원로들이지만 젊은이들보다 더 열심히 책을 읽고 배우면서 삶의 꽃을 가꾸고 피운다. 원컨데 “문 향” Book Club과 같은 모임이 동포사회에 많이 탄생해 보다 더 좋은 삶의 진솔한 가치와 행복을 구하게 되기 바란다. 세상사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돼도 인간 본향의 정도인 정서와 인성이 메마르면 불행해진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순리와 진리를 거역할 수가 없다. 삶의 귀한 양식은 배움에 있다. 책을 통해 얽히고 설킨 인생사를 깨우치고 배우면 젊어 지고 삶이 윤택해진다. 우리 Book Club 동무들 7명은 책도 많이 읽고 또 훌륭한 업적을 남긴 애틀랜타 코리언 아메리칸들이다. 나만 빼놓고 하지만 우리 Book Club 회원들은 다정다감하고 우애가 넘치는 동무요 친구들인 동시에 책을 통한 인생과 삶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여정의 동반자들이다.
인생사 누구나 사는 것이 힘들고 고달프고 각박하다. 그 때문에 더욱더 책을 읽고 삶을 윤택하게 가꾸어야 할 지혜가 절실하다. 나는 가는 세월과 나이를 개의치 않고 책을 읽으며 행복의 진미를 실컷 누리고 산다. 운이 좋게 책을 읽고 살아갈 수 있는 순간들이 내게 있어 너무나 좋다. 또 배우고 깨닫고 비우려고 노력하니 세상이 편하고 즐겁고 기쁘다.
우연한 인연으로 “문 향” Book Club 동무들과 책을 읽고 함께할 기회가 생겨 노년에도 힘이 나고 세상이 아름답다. 돌이켜 보건데 모든 것이 고마우신 하나님의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