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4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였다.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본 정부와 국민의 도덕성이 살고, 바다의 생물이 온전히 살고, 한반도를 비롯하여 태평양 연안국들과 지구촌 모든 인류가 함께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아름다운 지구별에서 인류 모두가 함께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하여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에 원전 오염수 방류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앞으로 수십 년간 어쩌면 100년이 될 수도 있는 지속적인 원전 오염수 방류는 분명 바다의 생물들과 오늘의 인류 그리고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방사능 오염 재앙을 가져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40일간 오체투지(五體投地)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께 절박한 마음을 호소한다.
오체투지 기도는 인도의 전통적 기도 방식으로 불교에서도 널리 사용한다. 요즘은 종교적 수행은 물론 사회적 저항의 방식으로도 사용된다. 오체투지의 핵심은 양 무릎, 양 팔꿈치, 그리고 이마를 땅에 대는 ‘엎드림’을 통하여 낮고 겸손한 마음과 지극한 공경심을 드리는 기도다. 기독교의 전통적인 기도방식은 아니지만, 예수께서도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셨음을(마태 26:39) 볼 때, 기독교와 전혀 무관한 기도 방식은 아닐지 싶다.
기도를 시작하며 아쉬운 점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보다는 오히려 일본 정부 입장을 홍보하고, 반대와 우려의 주장들을 괴담 운운하고 반국가단체로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도는 북한 전체주의에 대한 맹종도 아니고, 공포 조장도 아니다. 어떻게든 방류의 해악을 막아보려는 한 사제의 종교심에서 나왔음을 밝힌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는 왜 당장 중단되어야 하는가? 첫째 주변국의 안전을 외면하고 적은 비용으로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려는 경제논리에서 나온 이기적 행동이다. 둘째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 방류는 방사능 피해를 일본을 넘어 지구의 모든 사람에게까지 주는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셋째 모든 원전 국가는 자국 안에서 원전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것이 국제 원자력 이용의 대원칙이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는 정상적 원전의 냉각수가 아니다. 사고로 녹아버린 핵연료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다. 다핵종처리설비(ALPS)를 거쳐도 방사성 물질을 100% 걸러낸다고 장담할 수 없다. 삼중수소 이외에 다른 방사능 오염물질이 포함될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일본은 자국의 방사능 오염물질을 자국 영토를 넘어 바다에 버리는 것이다. 이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인류 모두의 바다를 핵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넷째 앞으로 3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한다면 바다 생물들이 방사능으로 오염될 것은 거의 분명하다. 아무리 기준치 이하로 희석하여 내보낸다 해도 30년 혹은 50년 계속 방출되면 한정된 바다에 누적되는 방사능 총량은 늘어날 것이다. 방류는 먹이사슬을 통하여 바다 생물의 농축을 가져오고 결국 농축된 수산물을 먹은 인류는 방사능 재앙에 노출될 것이다. 50년 뒤, 안전하다고 주장하던 양심 없는 과학자들이나 정부 책임자들도 이미 다 죽어 없는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일본 정부는 당장 방류를 중단하고 과학적으로 더 안전한 처리 방법이 나올 때까지 방류를 중단해야 한다. 원전 오염수가 정말 안전하다면 일본 정부는 바다에 버리지 말고, 자국 안에서 수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인류와 바다의 모든 생명이 함께 사는 길이다.
<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