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인터내셔널 프렙스쿨(Bangkok International Prep School). 이 학교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사람들의 답은 ‘아니오’로 나오지 않았을까.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학교다. 게다가 뉴욕이나, 런던 등지에 있는 월드 클래스 급의 유명한 프렙 스쿨도 아니니까. 그렇지만 이 학교의 이름은 오늘날 적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덕분이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그 딸이 해외로 이주해버렸다. 아버지는 아버지고, 딸은 딸이니까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당시(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청와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사실 자체를 애써 감추러들었다.
그러다가 딸 가족이 이주한 나라와 또 문 대통령의 외손자가 다닌 현지 학교도 야당과 언론의 추적 끝에 폭로됐다. 태국이 그 나라고 방콕 인터내셔널 프렙스쿨이 바로 그 학교였던 것. 그 때가 2019년 말께다.
이 학교의 등록금과 학비, 과외 활동까지 하면 1년에 대략 4,000만 원이 든다는 게 당시 한 국내언론의 보도였다. 여기에다가 기숙사나, 하우징비용을 더 하면 훌쩍 5,000만원을 넘는다. 그러니 초 부유층 자제나 다닐 수 있는 학교다.
이 학교는 로즈메리 아카데미(Rose mary Academy), 해로우국제학교(Harrow International School), DBS국제학교(Denla British School Bangkok) 등과 함께 태국에서 국제학교로서 최상위 랭킹을 다투고 있다.
이 태국의 국제학교들이 요즘 들어 한창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보도다.
그 한 예가 방콕 싱가포르 국제학교(SISB)의 경우다. 등록생 수가 지난 3월 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 학교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216%가 뛰어 주가총액은 최소 5억 달러가 넘었다.
코비드 팬데믹 여파로 전반적으로 경제가 말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 학교들은 이 같은 호황을 누리고 있나.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현재 SISB 4개 캠퍼스 등록학생은 3,284명으로 25%가 늘었다. 외국인 학생 수는 715명이고 그 중 68%가 중국학생이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불러왔나. 날로 가팔라지고 있는 중국 부자들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그 답이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지칠 대로 지쳤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풀었지만 침체된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공동부유’를 내건 공산당의 예측 불가능한 규제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쳤다.
그 결과는 해외 이민급증, 특히 백만장자들의 중국 탈출러시로 나타나고 있다. 너도, 나도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거다.
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지난해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부동산 제외한 유동자산 기준) 이상인 고액자산가(HNWI)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1만800명의 HNWI가 이탈했고 올해는 1만3,500명의 백만장자가 중국을 등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언어와 문화 환경이 거의 흡사한 싱가포르는 이미 본토 탈출 부유층 중국인들로 포화상태다. 태국도 중국과 문화 환경이 유사하다. 거기에다가 싱가포르에 비하면 물가가 싼 편이다. 중국인들이 몰려들 수밖에.
봇물 터지듯 번져가고 있는 백만장자들의 ‘차이나 엑소더스’. 그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