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단상] 감각 트레이닝(현재를 살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6-26 14:04:20

단상, 전한나 UX 디자이너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전한나(UX 디자이너)

회사 카페테리아가 붐빌 12시보다 조금 이른 시각, 점심 샐러드를 들고 나와 나무그늘 밑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초록, 보라, 빨강, 노랑, 여러 색의 채소들이 담겨있는 샐러드보울에 포크를 찔러넣고 식사를 시작한다. 아삭한 양상추, 딱딱하고 고소한 해바라기씨, 톡하고 새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방울토마토, 달달한 드라이 크랜베리가 맛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깥 온도에 때때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반갑다. 조용히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주변의 나무와 풀들도 흔들고 지나간다. 가만 보면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나무와 풀들이다. 자세히 보다보면 미약하게 풀 냄새가 코끝에서 나는걸 느낄 수 있다.

풀들이 바람에 쓸려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그 뒤로 카페테리아로 향하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리, 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기분 좋은 날씨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신선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다.

나는 요즘 의도적으로 내 감각들을 트레이닝하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식사시간은 그것을 연습하기에 좋은 시간인데,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식당에서 홀로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음식을 먹고 있다. 스크린에 집중하느라 아마 음식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 같다. 나 역시 오랜 시간 그렇게 식사를 했다. 

그 습관을 바꿔준 것은 지난 2월 친구와 함께 1박2일로 놀러 갔던 나파 밸리 여행에서의 경험이다. 여러가지 생각들로 늘 시끄러운 내 머릿속을 누가 깨끗이 청소한 것 마냥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던 이틀이 신기했다. 회사 일에 대한 걱정, 처리해야할 개인적인 일 등등은 온데간데 없었다. 작은 언덕의 포도밭을 걸으며 나는 친구가 귀찮아할 정도로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나의 모든 감각들은 여행의 매 장면에 녹아들어 나로 하여금 ‘순간’을 살게 했다. 이것이 ‘현재를 산다’는 말인 걸까. 몸은 여기에 있으나 온통 정신은 과거 혹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가있다거나, 디지털 세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여기’를 사는 것.

내 모든 감각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낄 때, 비로소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내가 숨 쉬는 모든 순간이 선물이다. 이 땅에서 사는 날 중 가장 젊은 날이 오늘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기에 나는 오늘도 내 오감들과 함께 ‘지금, 여기’를 잘 살아내는 연습을 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집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가운데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차고(Garage)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다. 후진하다가 차고문을 들이받거나, 기어를 잘못 넣어 집 벽을 들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하는  지름 길

이용희 목사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설득을 시도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세일즈맨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정말로 완전하게 자신의 뜻

[행복한 아침] 마음이 담긴 말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깊이 다친 적이 있다. 한참을 따끔하게 보답해 줄 한 마디를 찾아 헤매느라 무수한 말들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마다

[신앙칼럼] 유혹의 안전지대: 하나님의 전신갑주(Beyond Temptation: Standing Firm in the Armor of God, 에베소서 Ephesians 6:11~1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1. 도입: 인간이 만든 '가짜 안전지대'의 허상 (Illusion of Safety)15세기 영성가 토마스 아 켐피스는 *"유혹을 받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알아두면 든든한 사회보장국 공식 유튜브 필수 영상 5선과 디지털 소통 가이드온라인 계정·은퇴연금·장애심사·SSI·사기예방까지… 영상으로 만나는 핵심 복지 길잡이 천경태 (금융전문가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셸 강 (조지아주 하원의원 후보, District 99) 현대·LG ICE 단속 1년, 우리가 묻는 질문은 “어떤 미국을 원하는가”이다 2025년 9월 4일. 조지아 한인사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 뒷 산

뒷산 / 신달자 외로울 적에마음 답답할 적에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돌아가는 것이 없는 빈 몸이다뒤산은 뒷산은 내 몸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나무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훌륭한 조경 가운데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에는 삭막한 풍경에 자연의 멋을 더해 준다. 잘 가꿔진 큰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위치에서 보라

이용희 목사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처음부터 서로의 견해가 다른 주제를 꺼내서는 안 됩니다. 서로가 일치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합니다.  그

[독자기고] 건너온 음악, 삶을 보듬다

김건흡(수필가·칼럼니스트) 황혼의 길목에서 가만히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모퉁이마다 이름 없는 선율들이 나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악보 위에 새겨진 까만 음표들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