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목사
성경 아가서에 나오는 솔로몬의 사랑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아가서는 솔로몬이 쓴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는데 역사적으로 성경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책 중의 하나입니다. 그 이유들 중 하나는 거룩한 책이 되기에는 내용이 너무나 외설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만약 교회에서 이 아가서가 없었더라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으셨던 기독교의 가장 핵심적인 진리 한 가지가 전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책을 깊이 연구하면 신자와 그리스도와의 영적인 관계에서 비롯되는 은밀한 삶의 신비를 발견하게 하는 복음의 진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솔로몬이 아가서를 썼을 때는 정치적으로든 신앙적으로든 전성기 시절이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의 집권 말기에는 실정을 하게 되어 정권도 약화되었고 특별히 이방 나라 여인들과 연혼 관계를 맺으면서 초기의 순수했던 신앙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이 아가서는 정치적으로는 기록자인 솔로몬왕의 집권 초기, 신앙적으로는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가 뜨거웠던 시기에 기록되었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여기서 솔로몬은 실제로 사랑에 빠져 본 경험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여인과의 사랑의 경험과 하나님과의 사랑의 체험을 대비해서 신앙의 진리를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은 하나님과 나눈 사랑이나 인격적인 관계의 체험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얼마든지 묘사할 수 있을텐데 왜 하필이면 사람들에게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이런 방식으로 풀어 썼을까요?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아주 깊은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그가 체험한 그 신비하고 열렬한 신앙의 사랑은 마치 타오르는 불길같은 것이었습니다. 무엇으로도 끌 수 없고 집안 재물을 모두 주고서라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값진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받은 강렬한 사랑의 느낌은 이 세상살이에서 일어나는 다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여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사랑하는 여인과 주고 받은 뜨겁고 열렬한 사랑의 경험만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적합하였습니다. 그래서오늘 솔로몬이 묘사하고 있는 이 아름다운 로맨스는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미리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관계는 개인적으로 보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의 관계이지만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사랑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깊어진다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깊어진다는 사실을 제외해 놓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가 정말 하나님의 사랑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하나님의 그 충만한 사랑과 가슴 저미듯이 다가오는 그 뜨겁고 치열한 애정을 우리가 얼마나 경험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누가 하나님의 사랑을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사랑을 말해 주기도 쉽지 않지만 그 사랑을 바르게 체험했다고 하더라도 방종하거나 교만하여지지 아니하고 그 사랑 때문에 오히려 그리스도인처럼 낮아지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사랑의 세계를 더 깊이 아는 것이 절박한 기도 제목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세계를 더 깊이 아는 사랑을 체험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