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지난 5월6일 텍사스의 샤핑몰에서 죄 없는 사람 8명이 총격 살해당했고 7명이 부상당했다. 그 중에는 한인 일가족 4명이 총에 맞아 부모와 3살 아들이 목숨을 잃었고 5살 아들만 부상을 입고 홀로 생존했다.
그리고 샤핑몰에 들렸던 초등학생 자매, 20대와 30대 초반의 죄 없는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다. 참으로 어이없고 가슴 아픈 일이다.
미국의 독립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국민의 무기소지 법안이 247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어 이제는 매년 수만명의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에 어이가 없다.
이 법안을 유지하여 더 많은 총기를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 로비를 하고 있는 총기업자들 그리고 이들과 한패가 되어 새 시대에 맞는 새 법을 거부하고 있는 우익 정치인들에 분노할 따름이다.
더 분노하는 것은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죽여도 된다는 극단적 인종혐오주의자들이다. 서로 알지도 못하고 원한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총격살해한 마우리시오 가르시아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우익 암살단 ‘RWDS(Right Wing Death Squad)’에 심취하여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한가운데서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 무장하고 살인 훈련을 하는 우익 테러리스트가 버젓이 활보하고 있고, 사람을 죽이기 전에는 무장해제를 요구하지 못한다는 법으로 미국 인구의 30%인 유색인들은 언제 어디서 총격으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살아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 공격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번 조지아 총격사건과 이번 텍사스의 총격 사건은 분명히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 사냥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정규군이 없었던 247년 전 미국은 독립전쟁을 위해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으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는 수정헌법 2조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젠 이 수정헌법 2조가 미국인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무기 허가증이자 백인우월주의 테러리스트들 양성기관을 합법화하고 있다.
이게 미국이 그렇게 무시하고 우습게 여기는 치안과 정정 불안의 제3세계와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족과 친지들의 슬픔을 함께 한다고 언론과 정치인들과 유명인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에게 보상할 방법은 없다. 그리고 이젠 이런 천인공노할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위기의 미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으로 수정헌법 2조를 폐지 혹은 개정하고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무작위로 총격 살해하는 인종혐오주의자들을 근절하기 위하여 스스로 변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서 단지 제조업을 되살려서 일자리를 늘리고 또 힘으로 대만과 한국에게 반도체와, 배터리, 그리고 첨단산업을 미국 땅에 짓게 한다고 해서 위대한 미국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새 시대를 위한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생명과 영혼이 없는 박제화된 미국이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미국을 살리고 정상적인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현명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시대를 이끌 미국의 지도자를 뽑아 미국을 변화시키고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