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처(虍-11, 4급)
*바 소(戶-8, 7급)
명성을 날리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오늘은 ‘處所’란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본 다음에 관련 명언을 찾아보자.
處자는 머리에 관을 쓴 사람이 등 받침이 없는 의자[几․궤]에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쉬다’(rest)가 본래 의미였는데, ‘멈추다’(cease) ‘머무르다’(stay) ‘위치하다’(be situated)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所자는 ‘나무를 베는 소리’가 본뜻이었으니 ‘도끼 근’(斤)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戶(지게 호)는 발음요소라 한다. ‘장소’(place)나 ‘바’(something)를 나타내는 것으로도 쓰인다.
處所는 ‘사람이 살고[處] 있는 곳[所]’이 속뜻인데, ‘어떤 일이 벌어지거나 어떤 물건이 있는 자리’를 이른다. 예문: ‘무기를 만드는 처소를 발견하다.’
2,300여 년 전 한 시인이 지은 ‘구변’(九辯)이란 장편 시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명성을 날리기보다 어떻게 사는가가 훨씬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의리가 없이 명성을 날리기보다,
차라리 가난하게 살더라도
높은 절개를 지키는 편이 낫다.”
與其無義而有名兮,
여기무의이유명혜
寧窮處而守高.
영궁처이수고
- 宋玉(290-222B.C.)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