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宀-10, 7급)
*집 택(宀-6, 5급)
남의 집 물건이나 공유물은 마구 쓰고, 자기 집의 것은 무척 아끼는 사람이 예전에도 많았나 보다. 먼저 ‘家宅’이란 한자어를 공부한 다음에 그런 일을 빗댄 속담을 찾아본다.
家자는 ‘가정’(family)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글자인데, ‘집 면’(宀)과 ‘돼지 시’(豕)가 조합되어 있다. 집집마다 돼지를 기르던 옛날 농가 풍습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宅자는 ‘집 면’(宀)이 의미요소이고, 乇(부탁할 탁)은 발음요소다. ‘남의 집’을 지칭하는 것으로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 ‘宅’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집’, ‘第’(제)는 ‘왕실로부터 하사받은 집’, ‘府’(부)는 ‘남의 집에 대한 높임말’, ‘邸’(저)는 ‘고관 귀족들의 외지 별장’을 지칭한다. ‘宅’(우리말의 ‘댁’도 포함)은 높임말이기에 자기 명함에 ‘自宅’이라 표기하면 자기가 자기를 높이는 꼴이 되니 올바른 용법이 아닌 셈이다.
家宅은 ‘현재 살고 있는 집[家=宅]’을 이르며 주로 법률 용어로 많이 쓰인다. ‘가택을 수사하다’, ‘가택에 연금하다’가 그런 예이다.
맨 앞에서 귀띔한 중국 속담을 아래에 옮겨본다. 이 속담은 나이가 대단히 많은 것 같다. 삼국시대 조조(曹操)의 아들 조비(曹丕 187-226)가 쓴 글에도 인용된 바 있다.
“제집의 헌 빗자루는 천금같이 여긴다.”
家有弊帚, 가유폐추
享之千金. 향지천금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