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수(首-9획, 5급)
*도읍 도(邑-12획, 5급)
‘서울특별시는 대한민국의 수도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이다’의 ‘수도’가 물과 무관함을 알자면 ‘首都’이라 옮겨써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이해 봐야 한다.
首자는 ‘(동물의) 머리’(head)를 뜻하기 위해서 짐승의 머리 모양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우두머리’(the head; the boss) ‘첫머리’(the beginning)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都자는 옛날에 초대 제왕의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한 사당, 즉 종묘(the Royal Ancestors’ Shrine)가 있는 ‘고을’(a district; a county)을 이른 것이었다. 그래서 ‘고을 읍’(邑)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者가 발음요소임은 睹(볼 도)도 마찬가지다. ‘큰 고을’(a city; a town) ‘모이다’(gather) ‘거느리다’(head a party) 등으로도 쓰인다.
首都는 ‘한 나라에서 으뜸[首] 가는 도시(都市)’를 말한다. 이것 말고도 수도(手刀), 수도(水都), 수도(水稻), 수도(受渡), 수도(隧道), 수도(水道), 수도(囚徒), 수도(修道) 등 8종 동음이의어가 상용되고 있다. 한자를 알면 뜻을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한자를 모르면 모르스부호 만큼이나 해독하기 힘들다.
수도 서울에 사는 사람도 자기 고향은 잊을 수 없다. 중국을 삼분 천하하여 위나라의 왕이 된 조조도 그랬던 것 같다. 그가 쓴 시(<却東西門行>)에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여우도 죽을 때는
자기가 태어난 언덕 쪽으로 머리를 돌리거늘,
고향이야 어찌하여 잊을 수 있을손가!”
狐死歸首丘, 호사귀수구
故鄕安可忘. 고향안가망
- 曹操.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