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메릴랜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마친 다음 날 아침, 예수님은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고난의 길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를 따라서 갈보리 정상으로 올라간다. 너무 무거운 십자가를 메고 쓰러졌다가 호송관의 채찍을 맞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정상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호송관이 창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찔러서 뿜어나온 피가 온몸을 적셨다.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달려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 곁으로 떠난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인 성자(聖子), 하나님이 되셨다.
사망한지 3일 후에 이루어진 예수 부활의 의미는 세상 사람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진리를 깨닫고 행하면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오늘의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그리스도는 좋지만 그리스도인은 싫다고 한다. 간디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닮지 않았다고 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은 친절하기보다는 공격적이고, 섬기기보다는 자기중심적이며 기복적이고, 이기적이며 겸손하기보다는 교만해 보인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참된 사랑의 진리로부터 일탈 때문이다. 여기 그리스도인답게 평생을 그리스도의 말씀과 사랑을 가장 겸손하게 빈자를 섬기는 삶을 산 사람을 소개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에서 으뜸을 차지한 삐에르 신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가톨릭 사제로 엠마우스 빈민구호 공동체를 설립해 평생 빈민구호 운동에 몸을 바쳤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자살하기 직전에 삐에르 신부를 찾았다. 가정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이유로 파탄 속에 놓여 죽을 수밖에 없다고 고해성사를 했다.
그의 사정을 다 듣고 난 삐에르 신부는 “충분히 자살할 이유가 있네요. 일이 그렇게 되었으면 살 수가 없네요. 자살하세요. 그렇지만 죽기 전에 나의 일을 좀 도와주신 후에 죽으면 안 되겠습니까?”하고 청년에게 부탁했다. “뭐, 어차피 죽을 건데, 죽기 전에 신부님을 도와드리지요.” 청년은 신부의 부탁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신이 도울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집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고,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청소하고, 빈자들을 돌보는 것이지요.” 이 말을 듣고 난 청년은 큰 감동을 받아 자신의 변화된 마음을 신부께 고백한다.
“신부님께서 제게 돈을 주었든지, 제가 살 수 있는 거처를 제공해 주셨다면, 자살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신부님은 제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무 쓸모 없는 인간인 제가 누구를 위해 할 수 있다는 일이 있다니요… 제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가 있다니요… 저는 신부님을 따라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면서 사는, 제가 살아야 할 진정한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 청년은 삐에르 신부와 함께 빈자를 섬기는 사역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한 사랑과 행복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남이 더 많이 가진 것에 질투하고 탐욕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비교의 사다리에서 더 올라갈수록 위험해지고 추락하여 불행해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체하고 말이다.
사랑과 행복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지극정성으로 행하고 행복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 ‘당신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칭송을 받는 그러한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 이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할 모습이 아닐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하며 로라 브레탄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흠모하며 부르는 애절하고도 아름다운 노래 ‘비아 돌로로사’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