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엘리트 학원

[나의 생각] 잘 못 배달된 식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06 12:00:33

나의 생각,이중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이중길(버지니아주)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그로서리 마켓이 있다. 나는 그 곳에 자주 간다. 신선한 채소,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하여 저렴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쉽게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런 편리함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의 사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아마존을 이용하여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정확하게 배달되는 편리함을 알고 이용하고 있지만 그로서리의 식품 주문은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며칠 전 우리 집 앞에 노란 봉투가 배달이 되었다. 들어올리기도 힘이 드는 30개들이 물병과 함께 봉투를 세어보니 여섯 개였다. 홀푸드(Whole Food)의 QR 코드 외에는 수신자 이름도, 주소도 적혀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극빈자를 위하여 보낸 물건일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이웃에 전화로 연락하여 보아도 아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가까운 홀푸드 스토어,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에 전화하여 QR 숫자를 알려주었더니 배달 사고라면서 폐기처분 혹은 수신자가 사용하여도 괜찮다고 말했다. 

잘못 배달된 물건에 대하여 주인이 찾아오겠지 하는 생각에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하여 저녁식사 후에 봉투를 열어 보았다. 모든 것이 하얀종이로 싸여 있었고 유기농 표시를 한 식품들이었다. 소고기, 돼지고기, 채소, 과일, 치즈, 계란, 통조림, 초콜릿 등이 있었다. 냉장고에 보관한 후 이틀이 지났다. 

살아가면서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매일 먹는 음식을 구입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 시간을 절약하는 편리함 때문일까? 매일 먹는 식품만은 직접 마켓 가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잘못 배달된 음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대한 결정을 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길거리에 헤매고 있는 홈리스에게 보내줄까 생각하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어찌하여 배달물건이 수취인의 주소와 이름이 없을까. 모든 의문 속에 현실과 상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였다. 어떤 사건에 몰두하여 상상하면 할수록 그것이 현실인 것처럼 되어간다. 결과적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상상하기에 달렸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무서운 상상이 내 머리를 스쳐갈 때 나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다. 아까운 것들을.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추방 작전 준비 완료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준비를 마쳤다. 톰 호먼(Tom Homa

[벌레박사 칼럼] 터마이트 관리 얼마만에 해야 하나?

요즘 들어 타주에서 이사 온 고객들로부터 터마이트 관리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타주에서는 터마이트 관리를 안 했는데, 조지아는 터마이트가 많아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

[행복한 아침]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

김정자(시인·수필가)     지난 해 연말과 새해 연시를 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께서 12월 29일 향연 100세로 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움의 초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다. 연휴에 분주하게 지내느라 새로움을 마주하는 희망찬 의지를 다질 새도 없었다. 새해부터 경건해야 할 삶의 질서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