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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새 봄 맞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03 07:52:47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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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따스한 햇살이 기후 악순환에서 겨우 빠져나온 암울했던 겨울을 벗겨내고 있다. 미 동부에도 미 서부에도 튀르키에에도, 우크라이나에도, 봄은 태연하게 찾아 줄 것이다. 흐리거나 비까지 찔끔거리는 애틀랜타에도 한 낮 기온은 천상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고 베니스 명물 곤돌라가 가뭄으로 강 바닥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진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미 북부는 눈보라가 휘몰아 치고 동부는 일광욕을 즐긴다는 극과 극의 풍경이었다. LA에는 34년 만에 눈보라가 찾아 들었고  New York 공원에는 일부 시민들이 외투를 벗어 던지고 여름 차림새로 햇볕을 즐기고, New York 주는 영상 15도에 77년만 최저 적설량을 기록했다. 북부와 서부에는 강풍 주의보에 적설량이 61미터에 달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LA 근교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인데 전례없이 2월에 겨울 폭풍으로 도로가 얼면서 20중 충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의 봄 또한 지난한 심란이요 번잡하고 어수선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질러 놓고도 적반하장이다. 국민의 눈을 가리우고 권력을 기화로 함부로 감행했던 모반의 음모들이 인류 눈 앞에서 밝혀지고 바로 잡아 지기를 새삼 염원 드리게 된다.  

 

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이후 지진대에 놓여 있는 국가들은 시한폭탄처럼 불안하다. 전쟁 이재민, 재난 이재민들의 하루들은 만사가 얽히고 헝클어져 불안과 산만이 함께 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기후 변화로 마치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도 정세도 긴장을 놓지 못한 채인데 봄은 시치미 떼 듯 다가오고 있다. 세수를 제대로 끝내지도 않았는데 방문객이 찾아 든 기분이다. 어쨌거나 3월은 희망의 달이다. 향긋한 봄 내음이 세상을 깨우고 있다. 겨울 동안 지구인들의 숨통을 조이며 꽁꽁 싸매기만 했던 잔인한 겨울이었지만 이젠 3월로 접어 들었다. 창을 활짝 열고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시원스레 쭉 뻗어보자. 상큼한 봄 기운을 마음껏 들이켜 보자. 겨울을 견뎌온 노심초사를 어루만지듯 봄이 더욱 날쌘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새로이 맞은 봄날 앞에 날개같은 의상을 입고 품위 있게 걷고 싶어진다. 봄 기운을 타고 따라나서는 이 지독한 자유 라니. 가는 곳마다 눈을 돌려도 파릇한 새 순이 연 록의 꿈이 고맙기 그지 없다. 

 

봄이 소성하는 그 길을 눈 여겨 보노라면 인생 과정을 단순히 생로병사 과정이라 단정지을 수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계절 변화에 새삼 생의 의미를 부여 받아서인지 희망이 샘솟고 하루 하루가 부푼다. 봄의 화두는 언제나처럼 벅찬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봄과의 동행은 애틋한 사모의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보름 전 쯤에 내린 비는 차가운 겨울 비였는데 며칠 사이 비를 맞으며 마냥 걷고 싶어지는 봄비가 내려주었다. 흐렸다가 비가 내렸다가 은근 슬쩍 햇살이 구름 사이로 잠깐 얼굴을 내미는데도 봄 날은 마냥 곱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나무들이 잎새들을 피워내느라 기지개 켜는 소리가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꽃마다 투명한 봉오리가 겸연쩍은 무색으로 맺혀져 있다. 생명이 고이고, 빛이 머무르다 아찔하게 꽃을 피워버릴 것 같은 봄 날이라서 마음이 떨린다. 겨울은 어둡고 긴 터널 같았는데 그래도 봄은 기어코 찾아 들었다. 해서 우리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봄을 기다려 왔던 것이다. 꽃이 개화하고 새 순이 봉곳이 눈을 뜨면 햇살도 바람결도 미풍처럼 안겨온다.  

봄은 대지의 숨통을 틔워주려 미세한 모공이 열리기 시작하는 때 이라서 신춘 맞이는 겨우내 묵은 짐을 훈훈한 바람결에 날려보내고 풋풋하게 피어나는 고운 꽃이고 싶어진다. 인류 모두의 영혼이 꽃으로 여념없이 피어나 서로의 영혼에 꽃물을 들인다면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 터인데. 아름다운 꽃들이 각양의 제 모습으로 화려한 전원을 만들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서로의 정원으로 불러들이며 청정하고 맑은 향을 아낌없이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없이 정겨워질 터인데. 황홀경을 연출을 해내고 있는 봄 꽃의 투시력을 우리네 삶에 반추 시키며 서로의 영혼에서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봄날의 정원을 넓혀가고 싶다.  

 

화창한 새봄 기류를 타고 신춘 맞이를 나서는 걸음 마다 복음처럼 복스러운 소식이 널리널리 다사롭게 퍼져 나갔으면 좋으련만. 피부에 와 닿는 봄 기운 보다 모든 인류의 마음 마음에 산뜻하고 정답고 포근하고 다정한 평화의 봄 날이 찾아왔으면, 조용히 기도 드리게 된다. 기도하는 마음 곁에 문득 마음의 씨앗에 대한 생각이. 마음의 움틈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고 인생의 볕 바른 곳에도 마음이 닿는다. 결빙의 시간들이 해방 되는 신춘 맞이가 되어지고 결빙의 관계가 물처럼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올 듯도 하다. 지금 우리는 예민하고 다채로운, 훈훈하고 희망찬 새 봄 맞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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