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발언대] 우리의 적과 우리의 형제, 두 호칭의 차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2-06 13:07:39

발언대,최상석,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최상석(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지난 1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UAE에 파병된 한국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는 말의 파장이 자못 크다. 

이 발언이 국익에 영향을 줄 심각한 외교적 결례요 참사라는 주장과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 분분하다. 호칭이 담고 있는 의미에서 볼 때 그리고 사랑 화해 평화를 큰 가르침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 종교인으로 볼 때 이는 전시도 아닌 평시에 언급하는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왜 그런가?

인간의 삶에서 말은 매우 중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곧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서구철학의 거장인 하이데거는 언어를 ‘세계’와 ‘시간’과 함께 인간에게 ‘존재’를 알려주는 “존재의 지평”이라 하였다. 인간의 모든 사고 활동은 “존재의 집”인 언어(말)를 통하여 일어난다. 언어 곧 말이 나를 규정하는 셈이다. 

말은 나를 만들고 나를 다른 사람, 자연, 절대자와 진선미의 ‘관계’로 만든다. 개인이나 공직자의 말은 이른바 구화지문(口禍之門)을 일으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국제관계를 그르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에는 부단히 부드럽게 다듬어야 하고, 입에 파수꾼을 세워놓아 거짓말, 험한 말, 무례하거나 해치는 말이 나가지 못하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주고받는 말살이 글살이 가운데 누구를 부르거나 규정하는 호칭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호칭 문제는 생각처럼 그리 간단하거나 가볍지 않다. 친족 사이의 호칭이나 사회적 호칭은 물론이거니와 영원한 아군도 우군도 없는 냉엄하고 변화무쌍한 국제사회에서 호칭은 더더욱 중요하다. 

호칭은 부르는 자와 불림을 받는 자, 규정하는 자와 규정 당하는 자와의 심리적 인격적 정치적 역학 관계를 나타낸다. 호칭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 그리고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진심을 담은 올바른 호칭은 인격의 나눔이고, 존중의 표현이고, 진실한 관계 맺음이다. 긍정적인 호칭은 긍정의 힘을 가져오고 부정적인 호칭은 나쁜 결과를 가져 온다. 

예수께서 형제에게 모욕의 말을 하거나 바보라 하는 사람은 지옥에 던져질 것이라 하셨는데(마태5:22), 이 말씀은 형제자매에게 부정적인 호칭을 사용하면 서로에게 험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니 그러지 말라는 엄한 경계의 말씀이다.

2002년 미국의 조지 W. 부시대통령은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하고 그렇게 불렀다. 그 결과 미국은 이라크와 14년간 전쟁을 하였고, 10조 달러를 전쟁터에 쏟아 부었고, 양국 사이에 수많은 소중한 사람들이 사망하였다. 부정적 호칭이 가져 온 최악의 부정적 결과이다. 

이번 윤 대통령의 호칭은 매우 부정적이다. 대통령의 언어에 적, 주적(主敵), 선제타격, 전쟁, 핵배치 언급이 빈번하다. 이런 말은 듣는 이의 마음에 상대방에 대한 혐오, 편가름, 투쟁심, 적대의식을 갖게 한다. 

평화로운 세상이 되려면 긍정적 호칭을 써야 한다. 개인이건 국가의 지도자건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호칭을 바꾸어가야 한다. 북한에 대한 호칭이 우리의 적에서 우리의 형제요, 우리의 동포요, 우리 민족 공동번영의 동반자라는 긍정적 호칭으로 바뀌는 평화로운 한반도의 시대가 오기를 기도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추억의 아름다운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수필〉우리에게 불행해질 권리는 없다
〈수필〉우리에게 불행해질 권리는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삶의 귀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암'이라는 날 선 선고를 받던 그날, 나는 텅 빈 머릿속을 떠다니던 죽음의 공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65세 미만 장애로 메디케어에 들어간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65세 미만 장애로 메디케어에 들어간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들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는 보통 65세가 되면 가입하는 연방 건강보험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65세 미만이라도 장애(Disability) 판정을 받고 SSDI(Social

[허니웨이 건강 칼럼] 프로폴리스편 3회- “아이도 괜찮을까요?”
[허니웨이 건강 칼럼] 프로폴리스편 3회- “아이도 괜찮을까요?”

온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폴리스 사용법 프로폴리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아이도 먹어도 되나요?”입니다.가족 모두가 건강을 챙기고 싶은 마음,그 마

[애틀랜타 칼럼] 건전한 불만은 세상을 이끄는 힘

이용희 목사 우리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한 그 일에서 만족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일에 적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만족이란 자신

[내 마음의 시] 영수는 눈먼 영희를
[내 마음의 시] 영수는 눈먼 영희를

월우 장붕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밀 언덕으로어깨를 기대며서로 힘을 얻는다 버팀목으로묵묵히 견디어 낸다 대들보로세월의 무게에도휘어지지 않는다 뼈대있는 가문으로가족을 지킨다 앞

[빛의 가장자리] 얼음위의 고양이들

갑작스러운 한파로 얼어붙은 뒷마당에서 저자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그들의 고단한 삶을 지켜본다. 따뜻한 집 안에서 보호받는 반려견과 대비되는 들고양이들의 처지를 통해 생존의 엄숙함과 생명에 대한 연민을 전하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희망을 담았다.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금 이민자 삶이 위기에 처한 그 어느 때보다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한겨울의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 망연히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행복한 아침]  진위 여부, 거짓과 진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무슨 일이든 양쪽 말은 다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여부를 부풀려서 궁지로 몰아 넣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 저들의 전례 없는 말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금 이민자 삶이 위기에 처한 그 어느 때보다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한겨울의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 망연히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