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 물(牛-8획, 7급)
*바랄 망(月-11획, 5급)
공직자로서 위대한 업적은 올리지 못하였더라도 최소한 자신에게 이것만 없으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그는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의 물망에 올랐다’의 ‘物望’이란 한자어를 풀이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物자는 ‘소 우’(牛)가 의미 요소이고, 勿(말 물)은 발음 요소다. ‘여러 색깔의 털을 가진 소’가 본뜻이었는데, ‘여러 물건’(things) ‘사물’(matters)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쓰인다.
望자의 원형은 ‘(높이 또는 멀리) 바라보다’(look out over)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발꿈치를 들고 선 사람[亻]의 눈[目]을 그린 것이었다. 후에 ‘달 월’(月)이 보태졌고, ‘亻→ 壬’, ‘目→ 亡’의 변화를 거쳤다. 亡(망할 망)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바라다’(hope for)는 뜻으로 애용된다.
物望은 ‘인물(人物)됨과 명망(名望)’이 속뜻인데, ‘우러러 보는 대상’을 이르기도 한다. 인물됨이란 인성(人性)이 아니라 인품(人品)이 훌륭해야 한다. 인성은 수성(獸性)의 반대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물됨일 뿐이다. 그래서 ‘인품이 훌륭하다’라고는 하지만, ‘인성이 훌륭하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중국 송나라 때 나온 ‘학림옥로’란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듯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윤동주의 싯구를 떠올릴 독자가 많을 것 같다.
“벼슬을 함에 있어서 반드시 큰 업적을
달성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느니라!”
仕不必達,
사불필달
要之無愧.
요지무괴
- ‘鶴林玉露’.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