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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시] 향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1-23 10:21:31

시,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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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1927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 우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여러 모양의 별들이 섞여 빛나는 모습)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 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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