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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2-21 10:55:11

수필,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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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살아 오는 동안 참으로 

많은 꿈을 꾸었네

꿈길에서도 언제나

길을 찿았네

 

나의 길을 밝혀 줄 

별 하나 있어

무작정 설레임 속에

달려온 길

이 길이 때때로

눈물의 길인 것도

잊고 살았네

 

살다보니 

어느새 집에 이르렀네

나는 과연 누구일까

별을 바로 곁에 두고도 

다시 별을 찾는 

나는 누구일까

빛나는 그리움으로 와서

내 가슴에  깊이 박히는 

예수 별, 별 예수

 

난이제 

어둠속에서도  빛으로

두려움 없이 타 버릴 

별이 될 준비를 해야겠네     ( 이해인  시인 )

 

조용한 산골 문명의 때가 묻지 않는 어느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다.  화려한 도심의 불빛을 떠나 정처없이 길을 떠났다. 낙엽진 빈 산엔 발가벗은 나무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 몸으로 성자처럼 홀로 서 있었다. 추수가 끝난 들녘에는 아직 걷어들이지 못한 철늦은 곡식들이 남아 있고 마치 내 어린 시절 목화따시던 내 어머님 모습이 들녘에 서성이신다. 어머니 천국에도 목화 밭이 있던가요? ‘미국의 남쪽 땅에는  어머님이 좋아하신 목화가 만발했어요.’ 언제나 부르시면 달려오신 내 어머니 따스한 모습이 들녁에 서성이신다. 스모키 마운틴 산자락을 따라 계곡을 지나  얼마를 달렸을까…

산은 높고 메는 깊다더니, 가도 가도 마을은 보이지 않고 긴 산 그림자 드리우고 어느덧 해는 서산에 기울기 시작했다. 보라빛 황혼이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새들도 집을 찾아 길 떠나고 산은 높고 메는 깊다더니 가도 가도 인적은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 꼭 한번  낯선 마을 사람들과 ‘크리스 마스 이브’ 를 보내고 싶었다. 고향 떠난 낯선 이방인, ‘우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나그네 인가?’ 화두 처럼 떠나지 않는 생의 의문이 나그네 심사를 어지럽혔다.

철없는 아내를 싣고 소리없이 차를 몰던 남편의 눈빛도 다소 불안해 보였다. 칠흙같은 스모키 산자락 사이를 얼마를 달렸을까 … 멀리  작은 불빛이 보였다. ‘여보 저기 불빛이 보여요.’ 차를 몰고 불빛을 찾아서 길을 들어서니, 작은 식당이었다. 산동네 사람들이 한가족처럼 모여 ‘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낯선 이방인에 다소 놀라운 기색이었다. ‘오랜 산행 끝에 길을 잃었노라’하자 모두들 환호하며 ‘음식은 여기, 따뜻한 음료수는 여기 있어요.’

오랜 가족처럼 따뜻한 때묻지 않은 산 사람 그 사랑… 얼마나 오랜 세월 찾고 싶은 정이요, 그리움이었나… 사랑의 대접을 받고 접시 밑에 감사의 편지, 선물을 남기었다. 지금부터는 숙소였다. 이 근처 모텔은 없느냐 물었더니 아직도 두 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며  나이드신 노부부가 자신의 집에 빈방이 있으니 하룻밤 묵어가라며  웃으신다. 산길 따라 들어선 노부부의 작은 오두막 화려한 장식은 없어도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에 밝은 불빛  희망이 타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 안식인가? 맑고 가난한 이 풍요로움, 노부부의 사랑의 보금자리 깊디 깊은 산내음,  쏟아지는 하늘의 별들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눈부신 아침 햇살, 조랑말이 외양간에서 낯선 이의 눈빛에 서성이고 물소리, 바람소리, 노부부의 살아있는 휴머니즘 아! 영원히 살고 싶구나 여기에… 참으로 복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심심산골  삶도 죽음도 넘어선  아름다운 노부부의 웃음 소리 그 충만한 자유함, 거기 진정한 삶의 안식과 참 평화가 살고 있었다. 아마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다시 오신다면  이 산골마을 노부부의 마굿간에 다시 태어나시리라.

온 인류여,

평안하라,

기뻐하라,

행복하라,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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