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 이한기(대한민국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칠흑(漆黑) 같은 영물(靈物)들의 보자기
누군들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있을까
우주를 싸고도 남을 탐욕스런 마음보
비움의 아름다움은 보이질 않는다
보라, 저 찬연(燦然)한 햇빛도
지평(地平) 아래로 숨어들고 나면
그 빛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비운다
다음날엔 다시 빛을 가득 채운다
대인(大人)은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가고 나면
그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시커먼 마음보 하나
빨래방망이로 매를 맞는다
채우면 비울 줄도 아는
하얀 마음보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