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시] 늦가을 서경(敍景)

November 14 , 2022 10:02 AM
외부 칼럼 종우 이한기(대한민국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종우 이한기(대한민국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등푸른 기러기떼 한 무리

꿕꿕 울어예는 소리

가을, 텅 빈 하늘을 흐른다

 

싸늘한 갈바람이 늙은 이파리를 스치니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단풍

신분(身分)이 바뀌어 낙엽(落葉)이 되었다

 

이때라, 도토리 몸을 날려 낙엽을 덮친다

아픔을 못 이겨 나뒹구는 낙엽

한 땐 도토리 따윈 눈에 들지도 않았는데

 

아, 마냥 불타는 가을만은 아니로다

살아 숨을 쉬고 있는 자(者)

떨어져 나뒹굴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가을은 가을이로되

옛적 가을은 어디에---

황금물결 출렁이던 그 가을

 

가파른 낭떠러지 언저리에

홀로 선 붉나무

늦가을을 불태우고 있다

 

아, 타는 듯 을씨년스런 늦가을.

 

종우 이한기
종우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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