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십 나이에 학교를 갔다.
세상에서 그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하여 배우고 싶어서
아버지 면허를 따기로 했다.
지금까지 나는 아버지를 배우지도 않았고
그저 저절로 주운 아버지 타이틀
줍줍 아버지에 불과했다.
아버지 학교에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은 아버지와의 소중한 추억 얘기를 담았다.
아버지 소년시절 고향집의 강 건너 술미라는 마을이었다.
강가에 텐트를 치고 참붕어 밤낚시를 즐겼다.
가족이 함께 여행했던 때 보다
둘이서만 보낸 시간은 더 귀하고 귀했다.
불과 몇 년 후면 백세 잔치를 해 드리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기다려주시지 않았고 작년에 소천하셨다.
내가 물려받은 아버지의 유산은
현금도 주식도 땅도 집도 아니다.
늘 안부 여쭙던 전화 통화내용이다.
“너그들 내외는 미국서 잘 지내고 있나.
집에 애들도 평온하제.
사돈댁 어르신들도 모두 건강 하시고.
그라믄 됐다 마.
전화요금 마이 나온다 아이가.
이제 끊어라 마.
내는 여서 잘 지낸다.”
이태희
- 1964년 2월 출생
- 한양대학교 기계공학 석사
- 알라바마 몽고메리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애틀랜타신인문학상 최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