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 이한기(미주한국문안협회 회원·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성난 바람 울창한 숲을 채찍질하여도
성난 바람 훌쩍 자고나면
그 채찍소리 하나도 남겨두지않네
물방울이 도도한 강물이 되어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듯
인간들은 광음의 강물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로 그 모습을 감추어 버리네
시시콜콜한 것에 아옹다옹하지 말아야지
지나온 것들, 흘러간 강물과 같은 것
끈질긴 미련을 가슴으로 부둥켜안고
여린 마음 상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스쳐가는 것들, 반가이 즐기고
나에게 다가와 석화일순
쉬어갈 광음도 반겨주어야지
비워둔 내 여리디 여린 가슴에
찾아오는 새 손님이 편히 쉬어 갈
아늑한 방 하나 마련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