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불어라 바람아·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유난히 태양 열이 작렬하게 기성을 부리던 날
땀이 흘러내리기는커녕 으슬으슬 춥고 떨린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려니 뼈 마디마디가 소리를 지른다
깊은 늪 위에 얹혀있던 침대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다
아픔보다 어두움이 나를 누르는 듯 꼼짝 달싹 할 수가 없다
눈꺼풀 겨우 올려 눈을 뜨고 일어서려다 핑그르르 다시 주저 앉는다
혹시나 하고 검사한 코로나 테스트 기에 뜬 선명한 두 줄
내 뒤로 쾅 하며 자유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어디든 들락 날락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누구나 만나 나누는 이런 저런 수다가 당연하였는데
문 밖 자유의 문에 자물쇠가 덜컹 잠기니 외로움이 밀려온다
왠지 먹어도 헛헛하고 힘도 없다
일상의 자유를 그리움의 보자기에 꼬옥 잡아맨다
보통 날들의 작은 기쁨과 행복을 스쳐 지나친 내가 보인다
여름 햇살 아래 핀 꽃들은 실바람에 미소를 보내고
재잘대는 새들의 노래에 나뭇잎들은 박수로 흥이 돋우는데
하루 하루에 담긴 행복이 나와 함께 있음을 알아보지 못했다
갇힌 날의 문 빗장이 열리는 날에 마음의 빗장도 활짝 열고
먼동이 몰고 오는 오늘의 햇살을 두 손 벌려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