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큰딸 진아는 텍사스(UT)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 BU)법대를 졸업한 후 변호사가 될 때까지 차가 없었다. 경제적인 원인도 있었지만 차를 사 달라고 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과 법대도 딱 한 대학만 지원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했다. 텍사스 대학을 졸업하고 법대를 지원할 때도 나는 애틀랜타에 있는 법대를 지원하라고 했지만 보스턴 법대를 지원해 고생을 많이 하면서 졸업을 했다.
졸업 후에도 나는 애틀랜타 변호사가 되기 바랬다. 딸과 함께 살거나 가까운 곳에서 살기위한 때문이었고 어떤 면에서는 내가 잘 모르는 미국에 대한 여러가지 법률 관계나 서류들을 딸로부터 도움을 받기위한 이유가 포함됐을 것이다. 하지만 내 뜻과는 정반대로 진아는 워싱턴 DC에가서 변호사 일을 하겠다면서 California 시험을 치기 위해 LA로 떠났다. 이유는 워싱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고의 변호사들이 California 변호사들이기 때문이다.
미국 각 주는 변호사 자격증이 따로 있고 다른 주에서 변호사 업무를 해야 될 경우엔 그 주의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되는데 워싱턴 DC에서만은 상관없이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개업을 할 수가 있다. 그 때문에 변호사 시험이 가장 어렵고 힘든 LA로 가 시험을 치렀다. 다행히 첫 시험에 합격이 돼 원하는 대로 워싱턴으로 떠나게 됐다. 워싱턴에는 백악관, 국회 의사당, 대법원 및 연방정부 청사가 있고 각국 대사관과 로비스트들이 있고 유명 변호사들이 많이 있다.
나는 진아와 함께 워싱턴으로 가 차를 처음 사 준 다음 아파트를 구해주고 돌아오면서 딸이 혼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안스럽고 걱정이 돼 마음이 착잡했다. 진아는 1년 동안 워싱턴에서 경험을 쌓고 변호사일을 했지만 기라성 같은 유명변호사들의 벽이 너무 높고 경쟁이 치열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할 수없이 애틀랜타로 돌아와서 조지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진아는 우리의 주거지인 Clayton 카운티 법원에서 선서를 하게 돼 우리 부부가 함께 참석했다. 우리는 선서식이 특별한 행사인줄 알았는데 너무나 간단했다. 미국은 실질적인 일들이 상식적으로 잘 진행되고 불필요한 형식을 배제했다. 선서식을 하는 법정에는 때마침 재판 중이라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 원고, 피고 그리고 배심원들이 있었다. 그런데 판사가 이번에 새로 탄생한 젊은 변호사 2명의 선서식을 하게 됐으니 선서가 끝난 다음 재판을 시작하겠다면서 이번 Clayton 카운티에 새로운 변호사를 함께 축하해 달라며 앞으로 훌륭한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간단하게 선서식을 끝낸 후 판사가 가족들을 불러 함께 기념사진을 찍게 해주고 끝났다. 그리고 진아는 조지아 한인 1.5세 변호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