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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시]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집 둘째 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7-11 11: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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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태평양을 건너 친정에 도착한 날

현관은 이미 유산균으로 젖어 있고 부추나물의 독특한 향이

대청 마루 끝에 나와서 혀를 유혹한다

 

딸의 단골 메뉴, 집 된장찌개, 열무김치, 굴비, 오이지와 나물들

밥을 먹는 동안 아버지는 새 이불에 당신의 정성을 피고 있고

둘째 딸이 좋아하는 땅콩, 생과자와 카스텔라, 찹쌀떡(모찌)이

아버지의 손길과 함께 베게 옆에 나란히 누워있다.

 

‘얘야 00 에미야, 식후 7보니 걷자’ 앞마당에 나가자고 보챈다

햇빛 한 켠 잘 드는 감나무 밑에 의자를 놓고 앉히며

발톱 깎아줄까? 작년에 왔을 때 엄지 발톱을 힘들게 깎는 모습을 훔쳤을까?

딸아, 미안해 하지 마라는 듯 고개를 갸웃하고 씩 웃는 낯선 애교

80이 넘은 아버지가 50이 된 딸에게

 

싫다고 손사래를 치는 손을 잡고 맛사지를 해준다

신문지 위에 앉아 마치 아픈 딸이 당신 때문인 양 긴 한숨과 함께

자식 앞에 고개를 조아리며 발톱을 깎아주는 친정 아버지

감나무 사이로 들어온 가는 햇살 속에 흰 머리칼은 반짝이고

은색 빛 몇 올이 힘겹게 춤을 추며 깎는 소리와 함께 박자를 맞춘다

 

당신의 허리만큼 구부러진 관절들을 다시 주물러 줄 때마다

비명이 허공에 꽂힌다 아야, 아퍼요

놀라서 본능적으로 딸의 두 발을 부여잡아 가슴에 대는 순간

주름 사이사이로 숨어드는 눈물과 애끓는 곡이 땅에 퍼지고

둘째 딸은 아버지의 머리를 안고 말없이 가슴을 들썩인다

 

부녀의 흐느낌을 내려다 보며

떫은 감들이 익어갔던 15년 전 내 고향 고척동

 

*친정 아버지가 떠나 가신지 10년이 되는 2022년 아버지 날에

 

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강화식 Sharon Kwon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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