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내 마음의 시]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집 둘째 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7-11 11:42:52

문학회, 강화식, 연선,시,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태평양을 건너 친정에 도착한 날

현관은 이미 유산균으로 젖어 있고 부추나물의 독특한 향이

대청 마루 끝에 나와서 혀를 유혹한다

 

딸의 단골 메뉴, 집 된장찌개, 열무김치, 굴비, 오이지와 나물들

밥을 먹는 동안 아버지는 새 이불에 당신의 정성을 피고 있고

둘째 딸이 좋아하는 땅콩, 생과자와 카스텔라, 찹쌀떡(모찌)이

아버지의 손길과 함께 베게 옆에 나란히 누워있다.

 

‘얘야 00 에미야, 식후 7보니 걷자’ 앞마당에 나가자고 보챈다

햇빛 한 켠 잘 드는 감나무 밑에 의자를 놓고 앉히며

발톱 깎아줄까? 작년에 왔을 때 엄지 발톱을 힘들게 깎는 모습을 훔쳤을까?

딸아, 미안해 하지 마라는 듯 고개를 갸웃하고 씩 웃는 낯선 애교

80이 넘은 아버지가 50이 된 딸에게

 

싫다고 손사래를 치는 손을 잡고 맛사지를 해준다

신문지 위에 앉아 마치 아픈 딸이 당신 때문인 양 긴 한숨과 함께

자식 앞에 고개를 조아리며 발톱을 깎아주는 친정 아버지

감나무 사이로 들어온 가는 햇살 속에 흰 머리칼은 반짝이고

은색 빛 몇 올이 힘겹게 춤을 추며 깎는 소리와 함께 박자를 맞춘다

 

당신의 허리만큼 구부러진 관절들을 다시 주물러 줄 때마다

비명이 허공에 꽂힌다 아야, 아퍼요

놀라서 본능적으로 딸의 두 발을 부여잡아 가슴에 대는 순간

주름 사이사이로 숨어드는 눈물과 애끓는 곡이 땅에 퍼지고

둘째 딸은 아버지의 머리를 안고 말없이 가슴을 들썩인다

 

부녀의 흐느낌을 내려다 보며

떫은 감들이 익어갔던 15년 전 내 고향 고척동

 

*친정 아버지가 떠나 가신지 10년이 되는 2022년 아버지 날에

 

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연선 강화식(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강화식 Sharon Kwon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삶이 머무는 뜰] 매일매일, 느긋하게

조연혜 수필가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 종종 아이에게 묻는다. “오늘은 몸의 어느 곳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할까?” 나는 아이의 다리와 입이 되어 대신 투덜거리곤 한다. 발은 종종거리며

[추억의 아름다운 시] 청포도

시인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

[수필]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것
[수필]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것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이른 새벽, 카메라를 챙겨 들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아직 컴컴한 하늘에는 새벽달이 흐릿하게 걸려 있고, 며칠간 세차게 불었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료, 어떻게 아낄 수 있을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료, 어떻게 아낄 수 있을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한때 미국에서는 “소비가 미덕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고, 소비가 늘어나야 기업도 살아난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애틀랜타 칼럼] 사람의 마음을 낚아라

이용희 목사 인간의 모든 행위는 무엇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사람을 움직이는 최선의 방법은 먼저 상대방의 마음속에 강한 욕구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욕구를 불

[독자기고] 애틀랜타의 한국정원을 꿈꾸며

월터류(조경·도시설계사) Dreaming of a Korean Garden in Atlanta이제 애틀랜타 한인 사회도 하나의 새로운 문화적 상징을 함께 꿈꾸어 볼 때가 되었다.

[법률칼럼] 2026년 미국 체류신분, 가장 위험한 착각 5가지

[행복한 아침]  세월 속의 아버지 길

김 정자(시인 수필가)   아버지날을 맞게되면 단단하게 뿌리 내린 아름드리 나무같은 심상으로 떠오른다. 내 아버지께서 떠나신지 반세기를 훌쩍 넘어섰지만 지금껏 내 생애 속에 깃들어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1)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1)

당신의 쇼셜시큐리티는 안전한가?2026 감사보고서가 밝힌 사기와 낭비,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안전망 천경태 (금융전문가)공식 발표일: 2026년 5월 (자료 출처: SS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때 자유와 번영의 중심이었던 이민자 삶의 터전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가혹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망하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 희망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